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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등면 외이리. 부부인 임병래(79)ㆍ조덕임(79) 어르신과 품앗이 온 신우식(80), 채정순(65) 어르신이 쉼 없는 손을 놀리며 봄볕 아래 모판 흙 담기에 열중하고 계신다. 구멍 송송 뚫린 네모반듯한 모판에 고운 흙을 소복이 담는다. 자처럼 생긴 나무토막으로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한번 쓱, 다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두 번 쓱 지나가면 흙이 골라지고 이제 다독일 차례다. 고무망치와 널빤지가 등장하고 호떡 찍어내듯 나무로 꾹 누르고 고무망치로 탕탕탕탕 네 번을 내리치니 황토가 곱게 담겨 차곡차곡 쌓인다. “힘들제, 그래도 우리가 다 해야지 누가 해줘.” “근디 다 늙은 사람들을 신문에 낼라고 찍는 거여?” “아이고, 이쁘도 안 헌디,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