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미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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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미워요’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4.04.2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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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힘내자 항상 기도할게...’

꽃다운 젊음이 가라앉는 걸 눈뜨고 지켜보는 나라

4월 16일. 제주도 수학여행에 나선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과 교사 339명이 탄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세월호 참극의 현장을 지켜본 한 교수는 “목 놓아 딸 이름을 부르며 대답 없는 칠흑의 바다를 향해 ‘내가 저 배 속으로 대신 들어가겠다’고 울부짖는 엄마가 지금 내 옆에 있다. ‘저 조명 불빛 아래 찬 바다 밑에 내 딸이 누워 있다’고 오열하는 엄마가 지금 우리 곁에 있다. 신음 소리조차 목에 걸리는 이 단말마적 비극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누가, 왜, 어떻게 이런 통곡의 바다를 초래했는지 우린 반드시 물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진도의 절규를 처절하게 직시하지 않는다면 사람 사는 사회, 좋은 나라를 위해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고 적고 있다. 그는 “상황의 긴박함, 가족들의 절실함과는 달리 정부는 지리멸렬하였다. 생사를 가를 결정적인 상황 초기, 정부는 지휘 중심도 책임 핵심도 없었다. 전시도 아닌데 서로 미루고 허둥대다 눈앞에서 젊은이들이 ‘죽어가는’ 실황을 지켜보고 있는 나라가 오늘의 대한민국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선실의 학생들처럼 오직 정부의 말을 믿고 기다렸다. 결과는 죽음이었다. 어려운 ‘수중인양작업’을 통해 ‘시신’을 건져내는 데 최선을 다하면서도, 촌각을 다퉈 ‘생명’을 구출해야 하는 ‘수상구조작업’이 절실할 때는 왜 사력을 다하지 않았는지 거듭 통탄하며 묻게 된다”고 정부의 무능을 질타했다.

 

“내가 죽였다” 목놓아 우는 이 비극은 무엇인가

가난해서 수학여행 경비를 이웃에게 꿔서 낸 아빠는 “내가 딸을 죽였다”며 흐느꼈다. 결혼 30돌 동반여행을 가다 뜻하지 않게 홀로 구조된 남편은 스스로를 ‘죄인’이라며 죄책감으로 하루하루가 ‘지옥’이란다. 이토록 큰 슬픔을 어떻게 참는가. “살아 있을 거라는 희망 그거 하나다.” 그러나 그 간절한 소망조차 빼앗아버린 나라의 무능과 억울함에 가슴이 미어져 굵은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전원 구조’됐다던 단원고 학생과 교사들은 78명만이 생존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사고 발생후 세월호 승선자 수와 구조자 인원은 몇 번이나 수정되었다. 구조 작업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만큼 불신도 깊어졌다. 정부를 향한 원망에 참다못한 희생자 가족들은 19일 새벽, 청와대로 향했다. 그러나 행진에 참여했던 그들은 “결국 진압 당했어. 마치 성난 폭도들을 대하듯이 말야”라고 말하고 있다. 그들은 “이렇게 큰일이 천안함, 삼풍백화점처럼 일주일, 한달의 악몽으로 국민들 머릿속에서 지워질까봐 두려워…”라며 바라는 것은 “이 잘난 정부가 정신 차리고 앞으로 이런 악몽을 다신 겪지 않는 건데. 모르겠다”고 적고 있다.

 

‘사람 중심 나라’ 만드는 게 이 죽음들 위로하는 길

국민들은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힘내세요. 모두 기도하고 있습니다.’라며 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묵념하다 결국에는 눈물을 흘렸다. 화려한 복장과 음주 회식 등을 자제하자는 자발적인 애도 속에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겨있다. 북녘에서도 세월호 침몰에 대한 위로 전문을 보내 왔다. 분향소에 들른 시민과 희생자 가족, 선후배 등이 남긴 애도 사연은 절박하고 애처롭다. 실낱같은 희망과 무거운 절망을 번갈아 짊어지는 실종자 가족들은 24일 오전 12시 현재, 탑승자 476명 가운데 구조 174명, 사망 159명, 실종 143명이라는 발표에도 “간절히 두 손 모아 기다리며, 끝까지 버텨 살아 돌아오는 기적”을 기대하고 있다.
“절대적 비극에는 절대적 반성이 필요하다. 절망적 상황에는 전면적 개혁만이 살길이다. 이 죽음들을 참되게 위로하고 바르게 기리는 길은 한국 사회를 사람 중심 나라, 생명 우선 사회로 환골탈태시키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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