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고행의 길, 바른 언론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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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고행의 길, 바른 언론의 길
  • 김민성 편집위원
  • 승인 2014.05.1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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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비판기능은 언론의 생명, 정권 바뀌어도 언론의 잣대는 변하지 않아야”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언론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언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막힌 언론이 얼마나 위험한지, 소통하는 언론이 얼마나 인간적인지 그리고 정확하지 않은 언론은 사람의 생명도 앗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언론은 공기와 같아서 한 순간도 떠나서 살 수가 없을 정도가 됐다. 정보의 시대, 스피드의 시대인 현대인에게 언론은 몸과도 같다. 에스앤에스(SNS) 같은 새로운 언론 환경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한다.
언론이란 무엇인가. 신문, 잡지, 방송 등을 통해 발생한 사실을 알리고, 의견과 논의를 전개하여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이라 정의할 수 있다. 언론은 어떤 매체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니 ‘언론매체’라 하여 방송, 신문, 잡지, 통신사, 인터넷, 블로그 등이 해당된다. 언론매체의 내용을 채우고 만드는 기자들이 있고, 이들 언론매체를 운영하는 언론기관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상파(KBS, MBC, SBS)와 일간신문과 정기간행물, 종합편성채널(JTBC, MBN, 채널A 등) 등이다.
언론에는 펜의 힘, 언론의 힘(Power of Speech)이 거대하게 작용한다. 그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최초로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되기 때문에 사람의 이목이 쏠리고 이를 받아들인다. 비판에 앞서 보도 자체만으로도 큰 힘을 발휘한다. 거대한 힘을 가진 언론에는 그만큼의 책임감도 따른다. 독립성, 중립성, 객관성, 타당성, 확실성, 정당성 등은 언론의 생명이며, 이것은 문화사회적 수준의 척도를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그러나 이것들이 무너질 때는 심각한 폐해가 발생한다. 사실과 다른 왜곡현상의 위험이다. 흔히 관제언론, 권언유착, 정권에 충성, 정부의 언론장악, 이슈 만들어 터뜨리기, 대통령띄우기 등이 왜곡의 대표적인 것들이다.
저급화된 언론은 상업화되고, 정권과 언론 사주의 입맛에 맞는 꼭두각시 언론기관으로 전락해 일부 또는 다수에게 심각한 피해를 안긴다. 그래서 언론중재위원회가 작동한다. 정정보도 청구에 의한 분쟁을 중재하고 정기간행물의 게재 내용에 의한 침해 사항을 심의하기 위한 기구다. 그렇지만 이미 보도가 된 후라 사후약방문 일 수 밖에 없는 한계적 구조를 가진다. 이러한 이유로 예방적 기능이 필요하고 권언유착이 극에 달한 우리나라에서는 꿈같은 일이지만 언론기관을 언론기능에 충실하게 포맷해야한다.
세월호 대참사를 겪으며 언론의 문제점들이 무수히 노출됐다. 현장을 버리고 책상에 앉아 정부가 주는 자료를 베껴 기사로 보내고, 대통령이 진도체육관을 방문하자 유족들의 분노는 무음으로 처리해 최소한으로 보여주고 대통령의 목소리만 볼륨을 높여 편집해 방송하지 않았던가. 세월호 사고가 터지자 방송통신위원회는 저들의 입맛대로 보도통제에 들어갔다. ‘정권에 유리하냐 불리하냐’를 따지다 말도 안 되는 “바다와 하늘에서 대규모 입체작전을 펼치고 있다”는 코미디 보도가 나온 것 아닌가. 정책을 수립하고 인허가권, 조정, 통제 기능을 갖는 방송통신위원회부터 당장 뜯어고쳐야 한다. 초대 방송통신위원장이 이명박의 정치멘토인 최시중인 것을 알면 이 방송위의 속내를 알고도 남는다. 결국은 조중동(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에 하나씩 종편을 선사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이들 종편은 수구의 놀이터가 되어 건전한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

현대사는 세월호 4ㆍ16 전후로 나뉜다
변화 절실, 바른 언론이 우뚝 서야 가능
건전한 비판 기능 잃은 언론 죽은 언론
중앙ㆍ지방언론 기득권 버리고 환골탈태

“현대사는 4ㆍ16과 4ㆍ16 이후로 나뉜다”고 말한다. 그 만큼 충격이 컸고 새로운 변화가 도래하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암담하다는 절박한 심정이다. 그 중심에 바른 언론이 우뚝 서야 한다.
정권이 바뀌어도 언론의 잣대는 변하지 않아야한다. 건전한 비판은 언론의 생명이다. 여타 언론도 그렇지만 케이비에스(KBS)처럼 정권의 홍보기관으로 전락한다면 이것이 제대로 된 언론이라 칭할 수 있겠는가. 김시곤 보도국장을 통해 KBS 사장의 인위적인 보도편성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고 그 배후에는 청와대의 큰 권력이 자리하고 있다. 김 국장은 KBS 사장이 “윤창중 사건을 첫머리로 올리지 말 것을 지시했다”며 구체적인 정황을 밝혔다.
중앙언론이 있으면 지방언론도 있다. 언론의 문제는 멀리 갈 것도 없다. 이곳 순창에서 적용하면 된다. 바른 언론은 군정의 잘못된 것을 꼬집어 줘야 견제가 되고, 의원의 잘못을 지적해줘야 겸손해진다. 잘못된 보조금 문제를 들춰내야 보조금이 비정상으로 흘러가지 않고, 잘못된 관행을 알려줘야 경각심을 갖는다.
최근의 일례로, 우시장문제가 있다. 축협에서 부지를 선정했고 군에서는 “행정상 절차에 문제가 없어 허가를 해줬다”고 한다. 겉으로는 잘못한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근원을 간과한 문제가 있다. 부지위치가 완전히 잘못됐다. 월 한번 열리던, 주에 한번 열리던 우시장은 선호시설은 아니다.
“정읍 가축시장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왜 순창만 문제 삼는다”고 말하는데 정읍과 순창은 부지환경이 완전 다르다. 정읍 가축시장은 2청사 옆이지만 한적한 곳, 도로와 도로 사이에 있고 주변에 과수원이 있으며 나무와 숲으로 가려져 있다.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그런데 순창우시장 부지는 순창입구 그것도 경천 상류 불과 20여 미터에 거리 경치가 참 좋은 곳이다. 훤히 잘도 보인다. 이런 곳을 우시장 적지라고 선정한 판단과 정서를 무시한 것이 큰 잘못이다.
그것을 문제 삼는 언론이 문제인가.
“처음에는 지적하지 않다가 이제 와서 시비를 건다”고 말한다. 문제가 있다면 늦더라도 지적해야 한다. 많은 군민들은 그에 대해 인지하지도 못했다. 다만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집단이 있다면 그 또한 언론의 지적대상임을 밝혀둔다.
이번 세월호 사고를 통해 손석희, 이상호, 최승호 등 엠비씨(MBC)와 관계가 좋지 않아 그만두거나 쫓겨난 기자(손석희 이상호)와 피디(최승호)들이 주목을 받았다. 언론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 국민의 알권리에 충실한 사람들이다. 역설적이지만 세월호 사고로 인해 국민영웅이 됐다. 세월호 사고는 가슴 아프지만 이를 통해 언론을 감시하는 국민들의 눈높이가 크게 높아져 그나마 위로를 받는다.
차디찬 바다에 청춘을 묻어버린 아이들아. 모두 어른 책임이다. 어른으로서 이 사회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나도 두렵다. 한 가지 약속은 하마.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신문에 또 페이스북에 올리는 글 한 단어, 한 줄 허투루 쓰지 않고 책임감 느끼며 문장을 만들어가마. 그것이 내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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