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도 없이 높은 턱 ‘위험천만’… 인도 장악한 자동차 ‘개념상실’
넓은 인도를 놔두고 차도로 걸어오는 아이들. “턱이 너무 높아서 자전거로 절대 못 지나가요. 가다가 내려서 다시 타야 되는데 그러면 짜증나니까 그냥 도로로 가는 게 편해요”라며 대여섯 아이들이 우르르 차도를 걸어온다.높아도 너무 높다. 읍사무소 건너편 다리, 광명메이루즈를 향하는 인도는 30센티미터(cm)에 가까운 높이의 턱이 불편을 주고 있다. 자전거는 물론 휠체어, 유모차 등은 지나다닐 수 없는 높이로 걸어서 오르내리기에도 힘겹다. 주민들이 버젓이 넓은 인도를 두고도 위험한 차도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매일 유모차를 끌며 위험한 도로주행을 감수한다는 설진영(31ㆍ순창 남계) 씨는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읍내에 나갈 때마다 버젓한 인도를 놔두고 도로를 이용한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엄마들도 마찬가지다. 턱이 너무 높아 들어 올리고 내리고 하려면 여간 힘든 게 아니다”면서 “어르신들도 힘겨워하지만 장애를 가진 분들이 휠체어를 타고 내리고 오르기는 꿈도 못 꿀 높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읍내 인도들 가운데는 경사로를 만들지 않아 불편한 곳이 많은데 비단 높은 턱만이 문제가 아니다. 전용 주차장이라도 되는 양 매일 상습적으로 인도에 불법 주차를 하는 차량은 물론 비료포대를 쌓아 인도를 가로막은 경우도 있었다. 장애인들이 타는 전동휠체어는 도로교통법상 ‘보행자’로 인도로만 다녀야 하지만 이러한 이유들로 어쩔 수 없이 사고위험을 감수하고 차도를 이용하게 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순화리 한 주민은 “전동휠체어를 타고 차도를 가는 사람들을 보고 인도를 놔두고 왜 차도를 다니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인도 관리가 문제였다. 매번 보도블록만 뜯었다 깔았다 하지 주민들의 불편은 신경도 안 쓰는 군이 문제다. 큰 사고가 나기 전에 빨리 경사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한 주민은 “내 생각만 하고 인도에 차를 세워두는 몰지각한 차주들을 볼 때마다 욕이 나온다. 제발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들이 되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푸념을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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