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하늘에서 쏟아지는 얼음 덩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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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하늘에서 쏟아지는 얼음 덩어리
  • 서동술 기상대장
  • 승인 2014.05.2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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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술 남원기상대장

요즘 낮 최고 기온이 20도를 웃돌면서 낮에는 반팔 옷을 입은 사람들도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이런 시기에는 간혹 우박 소식이 들려오곤 하는데 비나 눈처럼 자주 볼 수 있는 기상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우박 발생 소식은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기도 하고 동전과 우박의 크기를 비교하는 사진이 올라오기도 한다. 한겨울도 아닌데 하늘에서 쏟아지는 얼음 덩어리들은 대체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우박은 눈의 결정 주위에 차가운 물방울이 얼어붙어 떨어지는 얼음덩어리로 핵을 중심으로 투명한 얼음 층과 불투명한 얼음 층이 번갈아 싸고 있다. 이런 얼음덩어리의 지름이 5미리미터(mm) 미만이면 싸락우박(싸락눈), 5mm 이상이면 우박이라고 부른다. 우박의 크기는 보통 지름 1센티미터(cm) 내외이지만 간혹 골프공 크기의 우박이 내리기도 하고 외국에서는 지름 15cm 이상의 큰 우박이 관측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사람과 소가 큰 우박에 맞아 희생된 사례가 있으며 적란운(소나기구름) 안을 비행하던 비행기의 기수가 부서진 경우도 있다.
우박은 대기가 불안정한 날 수직으로 크게 발달한 적란운에서 발생한다. 더운 여름철이라도 적란운이 아주 높이까지 발달하면 구름 꼭대기의 온도는 영하 10℃ 이하로 매우 낮아 얼음 입자가 생성된다. 구름 상층부에서는 얼음 입자가 주위의 물방울과 결합하여 점차 큰 얼음 입자로 성장한다. 무거워진 얼음 입자는 구름 내부에서 하강하다가 기온이 영상인 층에서 표면이 녹거나 물방울이 되지만 강한 상승기류를 만나면 다시 구름 상층부로 휩쓸려 올라가 얼어붙고, 이런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면서 얼음 입자는 커다란 우박으로 성장한다. 투명한 층과 불투명한 층이 번갈아 싸고 있는 우박의 내부 모습이 이 과정에서 형성된다. 우박 덩어리는 상승기류가 우박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할 만큼 커지면 땅으로 떨어지게 된다.
5킬로미터(km) 상공에는 영하 20℃ 이하의 찬 공기가 머물고, 지상에서는 25℃ 이상의 기온이 나타나 상하층간의 온도차이가 커지면 대기가 매우 불안정하여 우박이 내릴 가능성이 커진다. 우리나라에서의 우박은 늦봄에서 여름으로 접어드는 5~6월과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드는 9~10월에 내리는 경우가 많다. 겨울이나 한여름에는 우박이 거의 내리지 않는데 겨울에는 기온이 낮고 대기가 건조하여 얼음 입자가 우박으로 성장하기가 쉽지 않고 한여름에는 온도가 높아 우박이 떨어지는 도중에 녹아 비로 바뀌기 때문이다. 우박은 좁은 구역에서 몇 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에 내리는데 적란운이 매우 크게 발달할 경우 30분 이상 우박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크기가 큰 우박의 경우 무겁고 낙하속도가 빨라 파괴력이 크다. 우박은 특히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많은데 채소의 잎이나 호박, 사과 등 열매를 상하게 하여 상품가치를 떨어뜨리고 심한 경우 비닐하우스를 망가뜨리기도 한다. 또한 사람이나 가축이 떨어지는 우박에 맞아 상해를 입는 경우도 있다.
우박은 좁은 지역에서 짧은 시간 동안 발생하기 때문에 사전에 발생 시각과 지역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초단기 예측에 효과적인 레이더(RADAR : RAdio Detection And Ranging)를 통한 실시간 감시로 우박을 탐지하고 도달 예측시간을 계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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