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 읍 중앙로를 걷다 세월호 촛불문화제를 보았다. 노는데 정신이 팔려 잊어버렸다.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던 길이었는데 창피해서 그만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안간힘을 쓰던 새와 촛불을 든 사람들… 엄마, 아빠, 형마저 바다에 잃어버리고 홀로 남았다는 그 아이생각에 잠깐 먹먹해진다. 문득 문득 코끝이 맵도록 아픈 세월호의 기억은 언제쯤 잊힐까 하고선 티브이를 켠다. ‘잊지 말아야지’ 하면서 ‘잊어야 살지’ 한다. 비겁한 나를 반성하지만 오늘도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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