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아야지’, ‘잊어야 살지’
상태바
‘잊지 말아야지’, ‘잊어야 살지’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4.06.26 1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산나무 아래서 길 잃은 참새를 만났다. 푸드덕푸드덕 날갯짓을 해보지만 하늘로 오르긴 버거운 모양이다. 동네 어린 녀석들은 손에서 손으로 옮겨가며 장난감마냥 갖고 놀기 시작하는데 그러면 안 된다 꾸짖으며 나무 위에 잘 놓아두라 일렀다.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저녁 무렵, 읍 중앙로를 걷다 세월호 촛불문화제를 보았다. 노는데 정신이 팔려 잊어버렸다.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던 길이었는데 창피해서 그만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안간힘을 쓰던 새와 촛불을 든 사람들… 엄마, 아빠, 형마저 바다에 잃어버리고 홀로 남았다는 그 아이생각에 잠깐 먹먹해진다. 문득 문득 코끝이 맵도록 아픈 세월호의 기억은 언제쯤 잊힐까 하고선 티브이를 켠다. ‘잊지 말아야지’ 하면서 ‘잊어야 살지’ 한다. 비겁한 나를 반성하지만 오늘도 똑같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