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있는 땅, 쌍치 운암마을의 작은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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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는 땅, 쌍치 운암마을의 작은 ‘기적’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4.07.0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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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치 소망교회 ‘꿈ㆍ땅 도서관’ 개관식 … 마을 주민 위한 문화공간으로 태어나

▲쌍치 소망교회 꿈ㆍ땅 도서관 개관식이 끝나고 도서관 내부를 둘러보는 주민들.
‘꼬불탕 꼬불탕’ 읍내에서 차로 40분을 달려야 도착하는 시골마을 쌍치면 ‘운암’에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시골 교회’를, ‘시골 마을’을, ‘시골 아이들’을 지키겠다는 쌍치 소망교회 우성익 목사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날. 지난달 27일 ‘꿈ㆍ땅 도서관’이 개관식을 갖고 활짝 문을 열었다.
노랑ㆍ분홍ㆍ연둣빛 도서관이 발길을 붙잡는 곳. 아담한 도서관에서 벚나무가 만들어주는 시원한 그늘과 바람에 책 읽는 여유까지 즐기게 된 마을 어린이들은 ‘우리만의 아지트’가 생겨서 좋단다. 마을 어른들도 기쁨은 마찬가지. 개관식에 참석한 한 주민은 “보기 싫은 축사가 있던 자리에 이렇게 예쁘고 좋은 도서관이 생기니 꿈만 같다. 꿈ㆍ땅 도서관 하나로 우리 마을이 확 달라진 기분”이라며 우 목사 칭찬에 여념이 없었다.
지난해 12월 쌍치 소망교회에 부임한 우성익 목사는 100여명의 마을 주민들을 직접 만나 주민들의 고민을 모으기 시작했다. 특히 마을의 어린이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산골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제약을 갖고 살던 아이들의 처지를 안타까워했다. 그는 문화혜택을 누리기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을 위해 대학 시절 성악을 전공했던 경력을 살려 음악 교육을 시작했고 아내 정이화씨도 함께했다. 운암마을에서 부부는 ‘목회자’이기보다 ‘음악선생님’으로 통했다.
6개월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13명의 마을 아이들이 모두 교회를 나오기 시작했고 아이가 교회에 가자 부모님이 오기 시작했다. 손주가 가는 그 곳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자연스레 교회를 방문했고 우 목사는 점점 주민들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 느꼈다고. 그러다 생각한 것이 바로 ‘사랑방 역할을 하는 문화공간’이었다. 우 목사 부부는 전문적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독서논술지도사와 미술치료상담사, 음악치료상담사 자격 등을 이수하며 자격증 취득을 시작했다. 모두 아이들을 위해서였다. 그리고 6개월 뒤, 기적처럼 ‘꿈ㆍ땅 도서관’이 태어났다. 호남신학대학교 강성렬 교수, 순창제일교회, 천안 서부교회, 다스퍼슨스건축사 사무소, 아모스아인스가구 등 많은 곳에서 보낸 후원과 응원이 도서관 건립에 힘이 됐다.
주민들과 내빈들이 함께 모여 꿈ㆍ땅도서관의 개관을 축하하는 날, 우 목사를 도왔던 기옥종 풍남교회 담임목사가 사회를 맡았다. 이날 단상에 오른 백용길 운암마을 이장은 “산간 오지의 조그마한 마을에 도서관을 만들게끔 애쓰신 목사님, 개관식을 축하해주시기 위해 참석해주신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는 소감을 전했다. 정성만 남원노회장은 “꿈ㆍ땅 도서관이라는 이름을 듣고 참 지혜롭게 이름을 잘 지었다고 생각했다. 모두의 희망을 담아 큰 꿈이 영글어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300권의 도서를 전달한 황숙주 군수는 “여러 가지 제약으로 도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이 작은 마을에 도서관이 들어섰다는 것 자체가 큰 기적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곳에서 글을 읽고 책을 보는 모든 분들이 크게 깨닫고 기적을 이루는 훌륭한 분들이 되시길 기대한다”고 인사했다. 이어 최영일 도의원(당선자)은 “지역의 정치인이 잘돼야 지역이 발전한다고 생각했는데 작은 교회의 담임목사 한 분이 바뀜으로써 마을이 바뀌었다”면서 “지역의 목사님들 한분 한분이 가진 열정, 꿈, 바람이 마을을 변하게 한다. 오늘 이 작은 변화를 계기로 운암마을이 영원토록 기적을 이루는 마을로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꿈ㆍ땅 도서관은 지역의 사랑방이 되려 합니다. 도서관의 기능은 물론 어린이 문화강좌와 한국어교실, 다문화상담 및 한국어교육을 통해 주민과 생상하며 연합하는 장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모쪼록 첫 발을 내 딛는 저희 도서관이 그 역할을 잘 감당하여 지역의 문화와 교육의 콘텐츠를 선도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사랑과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우 목사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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