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또 촛불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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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또 촛불을 든다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4.07.1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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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촛불.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부근 해상에서 수학여행에 나선 안산 단원고 2학년 325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전복, 침몰했다. 이 사고로 293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실종됐다. 박근혜 정부 출범 1년2개월만의 참사다. 전문가들은 선박법 등 규제완화와 사람보다 돈을 앞세운 욕심이 부른 참사라고 분석했다.
노동ㆍ시민단체 등 3만여명은 지난 5월 17일 청계광장에 모여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특별법 제정,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는 촛불 집회를 열고 거리를 행진하며 “가만있지 않겠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순창에서도 군내 시민사회단체가 번갈아 주관하며 지난 16일까지 11번째 촛불집회를 열었다.

촛불집회. 2002년 6월 주한미군의 장갑차량에 깔려 숨진 여중생의 사인 규명과 추모를 위해 그 해 11월 <오마이뉴스>의 한 시민기자가 제안하여 열린 이래 한국의 대표적인 평화적 시위문화로 정착했다. 야간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하는 법률에 저촉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문화제 형식으로 열리므로 촛불문화제라고 한다.

효순ㆍ미선 사건 촛불. 월드컵 열기 뜨거웠던 2002년 6월 13일.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지방도로를 걷던 신효순ㆍ심미선(당시 14세) 두 여중생이 미군 장갑차에 깔려 희생됐으나 미군 법정은 무죄 판결했고, 우리는 분개했다. 그 분노는 촛불시위로 이어졌다. 이 사건은 우방국이라는 ‘미국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두 여중생 사건은 무엇보다 청소년에게 민족적 자존심을 일깨워 주었다. 두 여중생이 미군 장갑차에 깔려 죽었음에도 제대로 된 사과도 책임자의 처벌도 없는 상황은 ‘맥도날드를 먹지 않고, 나이키를 신지 않겠다’는 각성과 우리 스스로 우리의 여동생도 지켜낼 수 없는 미국에 예속된 비참한 현실을 일깨워주었다.

노무현대통령 탄핵 촛불. 2004년 3월 12일, 야당(한나라당ㆍ새천년민주당ㆍ자유민주연합) 국회의원 195명 가운데 193명의 찬성으로 가결되어 같은 해 5월 14일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된 대통령 탄핵사태. 당시 박관용 국회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해 농성중인 여당의원들을 끌어낸 뒤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을 탄핵했다.
야당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고, 전국 각지에서 탄핵에 반대하는 촛불시위가 잇따랐다. 국민적인 분노는 4월 15일 치러진 제17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을 지지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헌법재판소는 5월 14일 탄핵소추안 기각 결정을 내려 두 달 동안의 대통령 권한정지는 자동적으로 해소되고, 탄핵사태는 종결되었다.

광우병 쇠고기 촛불. 2008년 5월 2일. 이명박 정부시절 10대 여학생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문화제를 처음 열었다. 광우병 쇠고기 촛불집회는 이른바 주도세력이 없는 자발적 모임이다. 중고생들로부터 시작돼 대학생, 회사원, 유모차를 끄는 주부들까지 자발적으로 동참하여 비폭력적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폈다.
이명박 정권은 노무현 참여 정부와는 가치 지향점이 전혀 다른 보수정권이었다. 대입 논술고사 폐지, 초중고 우열반 편성 허용, 공기업 민영화, 자유무역협정 적극 추진, 4대강 사업 강행, 천안함 침몰, 영포회 사건 등 국민을 설득하고 의혹을 해소하기보다는 진실을 감추려는 모습(장두노미, 藏頭露尾)이 유난히 많았던 정권이다.

“촛불은 자신의 몸을 불살라 주위를 밝게 비춘다는 점에서 희생을, 약한 바람에 꺼지면서도 여럿이 모이면 온 세상을 채운다는 점에서 결집을, 어둠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고 새벽을 기다리는 불꽃이라는 점에서 꿈과 기원을 의미한다.” 그래서 우리는 촛불은 든다.

2002 월드컵, 우리들의 여동생 효순ㆍ미선. 2004 노무현 탄핵, 2008 광우병 쇠고기, 2009 노무현 서거, 2014 세월호 참사… 우리는 희생ㆍ결집ㆍ희망을 함께 떠올리며 오늘 또 촛불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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