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잎새는 칼날처럼 날카로워지고
장대만큼 키가 커버린 채로
흰색으로 드리워진 열매를 나부끼며
오가는 정겨움을 나누고 있구나.
무디어진 마디에 손을 대어
하나 하나 꺾어 한 아름 가득 채우니
바람에 흔들리며 내 콧가를 자극하기에
웃음과 재치기가 한꺼번에 나오는구나.
차에 실려 내 안방에 다다르니
내 손에 한겹 한겹 예쁘게 단장이 되어
우아한 모습으로 촙촙이 화병에 자리하니
청순하고 깨끗한 그대의 모습처럼 보이는구나.
오래도록 영원히 느끼고 싶고
더불어 이 세상을 살아가고 싶지만
마음만 함께하니 보고 싶은 그리움에
그대의 분신을 이렇게 만들고 있구나.
화병에 꽃은 곧 시들고 말지만
꽃을 대신 담겨진 갈대는
오래토록 느낄 수 있으니
내 마음에 담겨진 그대처럼
영원히 간직하고 싶구나.
시 : 양귀섭(순창우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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