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 스무살 되면 꼭꼭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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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 스무살 되면 꼭꼭 만나요!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5.01.1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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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 졸업하는 유등초 6학년 세연ㆍ경민이와 이순태 교사…조금은 특별한 그들의 ‘1 년’

단 둘. 올해 유등초등학교(교장 서정만)를 졸업하는 학생은 단 두 명이다. 지난해 학교의 맏이로서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최세연 양과 최경민 군은 이제 중학교 1학년 새내기가 된다. 이순태 담임교사는 아이들을 보내며 “섭섭하다. 1년 추억이 길다. 중학교에 가서도 나를 찾아올 것이라 믿는다”면서 “아직까지 초등교육은 학습보다 인성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아이들이 사람다운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중학교에 올라가 많은 친구들을 만나서 교우관계를 넓히면서 나쁜 사람이든 좋은 사람이든 분명 거기서 배울 점은 있다. 잘 할 것이라 믿는다. 멋진 아이들이니까”라며 용기를 북돋아 준다. 지난 14일, 아기자기한 교실 원탁에 앉아 장난을 치는 세연ㆍ경민이와 이순태 교사를 만났다.
속속들이 서로 모르는 것이 없는 스승과 제자. 아이들은 선생님이 부르면 달려가 와락 안기고 선생님은 비틀거리면서도 꼬옥 안아준다. 이순태 교사는 “우리 세연이는 계획적인 아이다. 욕심이 있어서 무슨 일이든지 끝까지 해낸다. 꼼꼼한 성격으로 항상 끝마무리를 짓는 성격은 어른이 되어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경민이는 보기와 달리 여리고 순수한 아이다. 성격이 무난해 아이들과 두루 잘 어울리고 특유의 밝음이 친구ㆍ후배들에게 큰 영향을 준다. 사람을 끌어안는 기운이 있어 학교 후배들이 다 좋아한다”면서 아이들을 칭찬했다.
두 명의 아이를 가르친 이순태 교사는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이 좋았다고 말한다. “큰 학교와 소규모 학교는 각각의 장ㆍ단점이 있다. 우리 학교의 아이들은 참 순수하고 착하다. 선생님을 존중할 줄 알고 어떨 땐 무서워하지만 친구처럼 가깝게 대하는 그런 점이 참 좋았다. 특히 우리 반 아이들은 둘뿐이라 한 눈에 들어오니 지도를 할 때 수월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며 선생님으로부터 배우는 것도 있지만 또래에게 배우는 것도 있는데 또래 친구들이 없어서 사회성을 기르지 못한 점이 조금 아쉽다.” 이 교사는 이어 “아이들이 다 잘하기 원하고 만능이 되기를 바라지만 그저 지켜보는 게 가장 좋은 교육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제 3월이면 중학교에 입학하는 경민 군은 “학교에 남아서 동아리 활동을 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초등학교 생활의 추억을 꼽았다. 이순태 교사는 “아이들 하교시간이 4시 30분인데 집에 가도 동네에 친구들이 없어서 할 게 없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씩 학교에 남아 선생님과 같이 등산도 하고 별자리도 보고 풍등도 날리고 세월호 촛불행사도 하고 많은 것들을 했다. 기억에 많이 남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세연 양은 “곧 다가올 중학교 생활이 기대되고 설렌다. 1년 동안 가르쳐주신 이순태 선생님께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선생님이 계셔서 쑥스러워 못했다”면서 “지금까지 이해하기 쉽게 공부를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항상 웃는 얼굴로 바라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사랑해요 선생님”이라는 진심이 담긴 이야기를 꺼내 놓았다.
▲한 열 다섯 번은 뛰었을까? 추운 날씨에도 땀이 나도록 점프의 연속이다. 있는 힘껏 폴짝 뛰어오르는 세 사람. 어째 선생님이 제일 신났다.
올해로 교직 15년째인 이순태 교사는 “아이들이 휴대폰 번호를 바꾸지 않고 스무 살이 될 때까지 연락을 하고 지냈으면 좋겠다”면서 “처음 가르쳤던 아이들이 이제 스물여섯이 되었다. 엊그제 결혼한다고 연락이 왔는데 나를 찾아줄 때마다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라는 게 뿌듯하고 고맙다. 명절에 안부 전화나 문자를 보내는 아이들이 기특하고 바르게 커가는 모습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등ㆍ적성 등 인구가 적은 면 단위의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읍내 학교로 입학시키는 모습을 보며 많이 아쉬웠다. 아이들이 많은 친구와 어울리며 자라길 바라는 학부모들을 보며 조금 더 노력해서 유등초를 특색 있는 학교로 만들면 학부모들이 굳이 아이들을 읍으로 보내지 않을 텐데 내 역량이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앞으로 더 노력하는 교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족처럼 1년을 함께 보내며 추억을 쌓은 세 사람. 2월 13일 금요일에 있을 졸업식이 기대되는데 전교생이 함께 참여해 축하공연, 영상메시지 등 축제 분위기로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학교 앞 공원 잔디에서 “하나 둘 셋” 외침에 맞춰 폴짝 하늘로 뛰어오르는 그들. 같은 추억을 간직한 세 사람의 일기장에 어떤 오늘이 그려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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