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유성죽/ 이미 마음속에 그려 놓고
상태바
흉유성죽/ 이미 마음속에 그려 놓고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5.01.22 16: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胸 가슴 흉 有 있을 유 成 이룰 성 竹 대 죽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97

2002년 11월, 중국 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로 선출된 후진타오(胡錦濤)는 그 다음 달부터 당 정치국원 25명을 상대로 집체학습(集體學習)을 제안하여 2012년 가을까지 8-90차례나 추진하였다. 
기반이 다소 취약하여 정치국원(25명)을 확실하게 통솔하기가 어려웠던 후는 우선 ‘당과 정부의 의사결정 정점에 있는 정치국원들의 전문성을 높여줘 현실에 맞는 정확한 대책과 해법을 찾는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리고 최대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과 칭화대(靑華大) 등 유명대학에서 매번 유수한 전문가를 초빙하여 강의를 듣고 토론하여 집권층 내부의 총의를 모으고, 현 시대에 적응하는 지혜를 키우도록 매년 7~8회의 강의를 지속해온 것이다.
정치국원들 모두가 참석하여 주요정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나가면서 국가의 주요정책내용이 그들 자신에 의해 투명하게 되고  순리적이고도 효율적으로 추진되었다. 그럴 의도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자연스럽게 후의 리더십이 강화되는 효과도 보게 되었다. 또 당의 핵심인사들의 지식수준도 크게 높아져 어떤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해도 잘 대처해나가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후가 흉유성죽(胸有成竹)을 염두에 두고 이를 시작한 셈이다. 
《송사(宋史)》에 나온다. 여가화죽시, 흉중유성죽(與可畵竹時, 胸中有成竹) : 여가가 대나무를 가슴속에 이미 그려 넣고 있었다.
송(宋, 960-1279)나라 때, 문동(文同, 자는 與可)이라는 학자가 있었는데 특히 사생(寫生)에 정통하여 화초ㆍ곤충ㆍ물고기ㆍ날고 있는 매와 제비ㆍ방금 솟은 해와 만조 등을 누구보다도 제일 잘 그렸다.
그는 특히 평생 대나무를 좋아하였는데 자기가 사는 집 앞 창가의 뜰에 푸른 대나무를 심어 지극정성으로 키웠다. 그러면서 이른 봄부터 겨울에 이르기까지 아침저녁으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특히 안개가 끼는 때에도 매일 창가에 기대어 대나무를 자세히 관찰하여, 잎과 가지가 계절과 기후에 따라 어떻게 변하고 어떠한 자태가 나오는지를 분석하였다.
시간이 흘러 그는 대나무의 각종 변화와 자태에 대하여 깊이 알게 되었고, 심지어는 눈을 감고도 잎과 가지를 섬세하게 그려낼 수 있었다. 그리하여 그의 작품은 언제나 생기가 넘쳐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어느 날, 그의 친구 조보지(晁補之)가 찾아왔다가 그의 대나무 그림을 보고 감동하여 상기 원문의 시를 지어 칭찬하였다. 이후 이것이 사람들 입에 회자되어 성어로 쓰이게 되었다. 
‘대나무를 그릴 땐 이미 가슴 속에 새겼다’는 것으로 훗날 사람들이 어떤 일에 대하여 이미 충분히 파악하여 적절하게 처리하였을 때, 또는 사전에 충분히 파악하고 전반적인 고려와 타산을 정하져 있는 경우 이 성어를 사용하였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