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유과 만드는 3대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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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유과 만드는 3대 가족
  • 양귀중 정주기자
  • 승인 2015.02.1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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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ㆍ아들부부ㆍ손자 3남매…재래 연탄화덕 불로 유과 이뤄

▲쉴 틈도 없이 연탄불에 유과를 굽는 3대 가족.
읍내 재래시장 안 순창유과. 160도가 넘는 연탄불 앞에서 찹쌀 인절미를 굽다보면 한 겨울에도 흐르는 땀에 흠뻑 적신다. 유과를 만드는 모든 과정을 수작업이라 한시도 쉴 틈이 없지만 가족 3대가 힘을 합쳐 즐겁게 일한다.
평생 유과를 만들어 온 안영임(85) 할머니는 아직 정정하게 아들 김광영(51)ㆍ고경순(46) 며느리의 가업을 돕는다. 설ㆍ대보름 명절이 낀 정월이면 아들 부부가 안쓰러운 안 할머니는 여느 때보다 더 바지런해지지만 아들 부부는 그런 어머니에게 더욱 송구스럽다고.
한철인 정월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밤잠을 설치는 할머니와 엄마, 아빠를 돕기 위해 큰딸 보람(21)ㆍ둘째딸 한나(19)ㆍ막내아들 은성(17) 씨까지 유과를 굽는 연탄 화덕 앞에 앉아 구슬땀을 흘린다.
‘유과집’에 시집온 며느리 고경순 씨는 “시부모님을 모시며 유과를 구우면서 살게 될지는 상상도 못했다”며 ‘남편이 원하고 가업을 잇는 일이라 묵묵히 따라주고 있지만 그 속사정은 남다르다”며 말을 아낀다.
그런 며느리의 속을 잘 아는 시어머니 안 할머니는 막내아들 광영 씨의 성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에 “아무것도 모르고 시집와 고생을 하고 있는 며느리를 생각하면 늘 안쓰럽고 짠하다”며 “지금껏 싫다는 내색하지 않고 시부모를 모시며 유과를 굽고 있는 며느리가 기특하다”고 말한다.
이제는 어엿한 유과집 안주인이 된 고 씨에게는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아들에게 유과 가업을 물려주려는 남편과 아들만은 고생시키고 싶지 않은 엄마의 마음이 부딪치기 때문이다. “자식들에게는 이 고생을 시키지 않겠다”며 사람을 구해 써보기도 하지만 유과 굽는 일이 워낙 힘들다 보니 열흘을 넘기지 못하고 떠나기 일쑤라 어쩔 수 없이 자식들의 도움을 받게 된다고. 두 딸은 찹쌀 인절미(반죽) 만드는 일을 도와주고 막내아들 은성 씨는 화덕 앞에서 유과 굽는 일을 돕는다. 도와주는 아이들의 마음은 고맙지만 아이들이 일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만은 않는다. 눈 내리는 추운 겨울에도 땀 냄새 걱정에 사람들 곁에 가지 못하고, 뜨거운 연탄불에 손을 데는 일도 다반사, 실내와 실외의 온도 차가 심해 감기를 달고 사는 남편을 보며 아이들에게는 절대 물려주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아내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남편은 막내아들에게 비법을 일러주고 막내아들은 아버지의 전수를 차분하게 열심히 받아드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머금기도 한다.
대들 잇겠다는 막내가 있어 힘들어도 괜찮다며 환한 웃음을 짓는 김광영 사장과 부인, 그리고 이 일을 물려주신 어머니 안영임 할머니, 할머니ㆍ엄마ㆍ아빠를 돕겠다며 팔을 걷어붙이는 3남매. ‘순창유과’를 일구는 3대 가족은 오늘도 160도 넘는 연탄 화덕 앞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이제는 명절 때나 맛보는 유과를 일구느라 구슬땀을 흘린다.
전통 순창유과의 명성은 지난달 6일에는 엠비앤(MBN) ‘휴먼다큐 사노라면’(152회) 에 소개돼 순창 유과의 전통을 알리기도 했다. 순창유과 및 한과 주문은 063-653-2254. 1장에 4000원, 1상자에 택배비 포함 4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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