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입호혈언득자/ 호랑이굴에 들어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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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입호혈언득자/ 호랑이굴에 들어가야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5.02.2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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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 아니불 入 들입 虎 범호 穴 구멍혈 焉 어찌언 得 얻을득 子 아들자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99

범엽(范曄)의 「후한서ㆍ반초전(後漢書ㆍ班超傳)」에 나온다. 초왈, 불입호혈언득호자(超曰, 不入虎穴焉得虎子) : 반초가 말하기를, “호랑이 굴에 들어가지 않고 어찌 호랑이 새끼를 얻으리오.”
동한(東漢, 25-220)시대 명장 반초(班超)는 한서(漢書)를 지은 반고(班固)의 동생이다. 수두(隨竇)장군을 따라 흉노(匈奴)를 쳐 공을 세워 유명한 서역(西域)의 개척영웅이 되었으며, 그 공로로 서역지역의 사신으로 가게 되었다.  
반초일행이 선선국(鄯善國)에 도착하였을 때 왕이 이미 반초의 공적과 인품을 알고 있었으므로 대우를 잘해 주었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왕이 갑자기 태도를 바꿔 대접을 소홀히 하는 것이었다. 반초는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음을 직감하고, 곧바로 36명의 전체 수행원을 모이게 한 뒤, 결연한 자세를 가다듬어 말했다.
“선선국왕이 요 며칠 태도를 바꿔 우리에게 냉담하게 대하고 있다. 내가 보기에 틀림없이 북방의 흉노가 사신을 보내 왕의 마음을 바꿔 놓은 것 같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들이 당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을 찾아서 먼저 조치해야만 한다.”
우선 바로 주위 동정을 자세히 파악해보니 과연 반초의 예측이 정확하였다. 며칠 전 흉노의 사신이 자그마치 100여명이나 되는 군사를 이끌고 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반초는 급히 다시 휘하 수행원을 다시 모이게 하였다.
“지금 우리의 처지가 매우 어렵게 되었다. 만약 왕이 우리를 잡아 북방흉노에게 넘겨 버리면 큰일이다. 이를 어찌하면 좋을지 의견을 내 보아라.”
여러 가지로 고심하였지만 별 뾰쪽한 수가 없이 걱정만 늘어가고 수행원들이 동요하기 시작하였다. 반초가 마침내 굳게 마음을 다져 결심을 정한 뒤 엄숙히 말하였다.
“호랑이 굴에 깊이 들어가지 않고 어떻게 호랑이를 잡을 수 있겠느냐?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오늘 밤에 북방흉노의 사신과 그 부하들을 다 처치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왕이 비로소 우리 한 나라에 대하여 겁을 내고 성의를 다하여 대할 것이다.”
마침내 그날 밤에 반초와 일행 36명이 북방흉노의 사신들이 자고 있는 곳을 습격하여 흉노사신과 그 일행들을 다 죽였다. 선선왕이 이러한 사실을 알고 크게 놀래어 반초에게 다짐하였다.
“앞으로 다른 나라 사신은 만나지 않으리다. 오직 귀국과 결맹하여 친선을 유지하겠소.”
소문을 들은 인근 여러 나라들이 자진하여 한나라에 복종하겠다며 사신을 보내왔다. 이로서 반초는 마침내 북방지역의 근심을 줄이는 임무를 완성하고 귀국할 수 있었다. 
훗날 사람들은 반초가 당시 결연히 말한 것을 이 같은 성어로 만들어 “모험을 하지 않고는 성공을 거둘 수 없다”고 가르쳤다. 더 나아가 목적을 달성하려면 그 만큼 위험한 곳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
유사한 성어로 출생입사(出生入死)가 있다.「노자생사장(老子生死章)」에 나오는 것으로, 원래는 ‘사람의 생사’ 라는 의미였는데 나중에 ‘위험한 곳에 가더라도 자기의 안위를 돌보지 않다’는 의미로 변하여,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다. 죽기를 결심하고 행동하다’등 뜻으로 사용하였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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