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합리적인 선거 문화ㆍ선거제도ㆍ주민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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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합리적인 선거 문화ㆍ선거제도ㆍ주민의식
  • 정재규 독자
  • 승인 2015.03.2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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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규 (65ㆍ유등 정동)

내가 미국을 떠나 온지도 벌서 17년이 흐른 것 같다.
미국에서 22년 동안 살면서 배우고 경험한 제도들을 소개 하려 한다.
1~2년전 미국 대학의 교육제도에 대해선 간단히 <열린순창>에 투고 했었다. 미국 대학에선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즉,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학문인 의과대학과 법과대학은(의사가 오진을 하여 수술을 잘못해도, 판ㆍ검사가 오심을 하여 사형을 구형ㆍ언도하면 사람은 죽는다) 학부에서는 선발을 하지 않는다. 4년제 대학 학사학위를 이수한 사람 중에서 다시 선발하여 의사와 판ㆍ검사를 배출한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법학전문대학(low school)과 의학전문대학(medical school)을 도입했다. 이들 전문대학에선 3년 동안 법학지식과 의학지식만을 가르친다. 교양과목과 봉사활동, 교우관계, 여행 등 의사와 법관으로서 갖추어야 할 소양은 이미 학부(대학4년)에서 다 갖추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오랫동안 48개주로 형성되어 오다 하와이 주와 알라스카 주를 포함시켜 지금은 50개주가 모여 미합중국이 되었다. 미국의 각 주 정부는 한 나라와도 같다. 그래서 미국의 50개 주는 각각 법이 다르다. 예를 들어 내가 살았던 콜로라도 주에서는 사형제도가 없는데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사형제도가 있다. 이처럼 지방의회 제도도 각 주마다 조금씩 다르다.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시나 다른 시에서는 시의원들이 시장을 선출한다. 내가 22년 동안 살았던 콜로라도 주 덴버시나 그 옆 오로라시에서는 파트타임 시장이다. 오전에는 자기 직장에서 근무하고 오후에 와서 결제하고 시장 업무를 본다. 우리의 개념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현상이다. 하기야 내가 미국에 간 1977년 전인 100여 년 전부터 미국에서는 부부간 강간죄가 있었으며 간통죄도 폐지된 지 100여년이 되었다. 내 자식일지언정 절대로 매질을 할 수 없었다. 자식을 때리다 자식이 경찰에 신고하면 자식이 보는 앞에서 수갑을 채워 구속시키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합리적인 것은 미국 제도를 따라가고 있지 않는가. 얼마전 우리나라에서도 간통죄가 폐지되었다. 조금은 시기상조인 것 같지만 미국 법을 따라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미국 콜로라도 주 컨트리나 시티(군이나 시, 사실 미국에서는 군 개념이 없으면 굳이 있다면 카운티이다.) 의회는 오후 5시부터 열린다.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을 제외하곤 주 5회 내내 열린다. 대부분 의원들이 낮에는 본연의 직장에서 근무를 하고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 의회를 열어 문제를 논의하고 의결한다. 우리가 주목해야할 대목이 바로 이점이다.
미국은 한국처럼 지연, 학연, 개인적인 친분관계로 의원들을 선출하지 않는다. 미국의 지방의원들은 거의가 변호사, 회계사, 변리사, 법무사, 교육자, 행정가 등등 전문직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물론 행정기관이나 교육기관에서 근무한 사람 중에는 은퇴한 사람도 있다.) 이러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각자 자기분야에서 주민의 권익과 편리를 위해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주민과의 대화를 통해 주민을 위한 입법을 하고 있다.
교육자는 학생들과 학교를 위해, 행정가 출신은 지방행정 편의를 위해, 변호사는 지역 주민들의 법률적 지식을, 회계사는 예산ㆍ결산ㆍ세금관계 법을 제정하는데 그 역량을 발휘하며 주민의 편의를 돕는다. 한국처럼 일정한 직업 없이 의원 자체가 직업인 사람은 없다. 그리고 주민을 상대로, 행정기관을 상대로 부담을 주는 직업은 절대로 갖지 않는다. 한국처럼 의원들이 건설업을 하며 행정기관에 부담을 주고, 요식업이나 기타 사업을 하며 주민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는 그런 사례는 찾기 어렵다.
지연, 학연, 개인친분은 물론이요. 금권선거가 판을 치는 우리의 선거문화. 특히 지역선거에서는 뿌리를 뽑아야 할 적폐이다. 지난 선거에서 군수 예비후보에 등록하고 잠시 선거운동을 해보니 군수는 10억, 군의원은 2~3억을 써야 한다는데 그 돈을 어디에다 쓰는지 이해하기 힘이 들었다. 물론 미국도 돈 없이는 선거를 못한다. 그러나 쓰는 방법이 다르다.
우리는 술 사고, 밥 사고, 돈 봉투 돌리는데 그 많은 돈을 쓰지만 미국에서는 언론매체에 자기의 정책과 공약을 알리거나 또는 공약과 정책개발을 하고,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는데 돈을 쓴다.(순창군의 경우 11개 읍ㆍ면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 정책과 공약을 만든다)
미국의 합리적인 제도를 우리가 서서히 받아들이듯이 선거문화와 의원 선출방법과 누가 의원이 되어야 하는 지, 의식도 바뀌었으면 좋겠다. 돈 없어도 봉사정신이 투철한 전직 공직자, 교육가, 시민 활동가 들이 20~30년 경험한 노하우를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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