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새벽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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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새벽 3시’
  • 김귀영 독자
  • 승인 2015.04.0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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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귀영(순창읍 민속) 전 초등학교 교사

어김없이 눈을 뜨니 새벽 3시다.
전날 이틀계 친구들과 충분한 음주가무를 즐긴 후에는 무사히(?) 새벽녘에 눈을 뜨지만, 맹숭맹숭한 저녁을 보낸 이튿날 찾아오는 때 이른 새벽녘의 기상이란 괴로운 존재이다. 하기야 아침에는 늦잠이요 낮에는 낮잠에 밤에 밤잠까지 자는 사람이 잠 못 이루는 새벽 기상은 당연하지만 사치스러운 고통이다. 허리며 다리가 아파서 밤새 끙끙 앓다가 겨우 잠이 든 아내를 옆에 두고 티브이 리모컨을 소리 줄임으로 해서 이리저리 돌려대다가 미안해서 꺼버렸다. 잠이 들 듯 말 듯 비몽사몽간에 모래성을 쌓기도 하고, 무슨 강박증에 먹먹하기도 하고… 이래서 사람들이 공황장애라는 병을 앓기도 하는구나!!! 걱정과 근심 속에 사상누각(砂上樓閣)을 쌓으며 밤을 새우는 일이 어찌 나 뿐일까?
명상의 나라 인도의 두 수도승이 길을 걷다가 질척거리는 길 건너편의 아리따운 아가씨를 발견했는데, 비단 신발이 젖을까 길을 건너지 못하고 있더란다. 그러자 한 수도승이 그녀를 업고 진흙탕 길을 건너서 내려주었다. 저녁이 되자 다른 수도승이 질책을 하며 말했다. ‘어찌하여 자네는 여자를 업어줄 수 있단 말인가? 자고로 수도승이란 여자를 멀리해야 하지 않는가?’ 그러자 그 수도승이 ‘나는 길을 건너자마자 그 여자를 내려놓았다네. 그런데 자네는 아직도 그 여자를 업고 있는가?’하며 나무랬다고 한다. 이 우화(寓話)에서 여자는 걱정거리를 상징하는 말이다. 여자를 업어준 수도승은 진흙탕 길을 건너며 잠시 걱정했지만, 어리석은 다른 수도승은 걱정과 시름에서 떠나지 못하고 오히려 걱정을 등에 업고 산다는 것이다.
어느 심리학자의 말에 따르면 우리가 걱정하는 일의 40% 정도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하늘이 무너질까 하는 것 따위, 또한 30%는 이미 일어나 버린 것에 대한 쓸데없는 걱정, 20%는 아주 사소한 걱정과 걱정도 팔자인 것들… 우리가 진실로 걱정해야 할 몇 퍼센트는 우리가 도저히 손 쓸 수 없는 것들이라고 한다. 즉 인력(人力)으로 불가(不可)한 일. 그러므로 최선을 다하고 대비하고 노력하며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마음으로 넉넉히 사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한다.
책상에 앉아서 글이나 쓰는 당신이 무엇을 아는가 하고 물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인생살이가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닌 것을 살아갈수록 더 알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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