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심여면/ 사람의 마음이 각기 다 다르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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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심여면/ 사람의 마음이 각기 다 다르냐면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5.04.2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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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 사람 인 心 마음 심 如 같을 여 面 낯 면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103

좌구명(左丘明)의「춘추좌전(春秋左傳)」에 나온다. 인심지부동, 여기면언(人心之不同, 如其面焉) : 사람들의 마음이 각각 다른 것은 얼굴이 각각 다른 것과 같은 것인데….
전국(戰國. BC475-BC221)시대 정(鄭)나라 국정을 총괄하던 자피(子皮)가 신임하던 윤하(尹河)에게 자신의 봉읍지를 관리하는 중책을 맡기려고 하였다. 그러나 주위에서 아직 젊고 경험이 없는 자에게 중책을 맡기는 것 적절치 않다며 반대하므로 당시 자기를 보좌하고 있던 자산(子産)에게 물었다.
“미천하고 경험이 부족한 윤하에게 그런 큰 중책을 맡기는 것은 시기상조로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그러나 자피가 고개를 흔들면서 뜻을 굽히려 하지 않았다. 
“무슨 말인가? 윤하는 충직하고 성실하여 내가 가장 신임하는 사람일세. 중한 일을 맡기더라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을 걸세.”
자산이 눈을 크게 뜨고 놀라워하며 간곡히 건의하였다.
“정말 이래서는 안 됩니다. 대인께서 기왕에 윤하를 그리 신임하시고 좋아하신다면 훗날 언제라도 그에게 이익이 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그에게 정치를 하게 하는 것은 ‘칼을 쓸 줄도 모르는 자에게 요리를 해보라는 것과 같으며 전차에 올라 활을 쏴보지도 않은 자에게 사냥하러 가자는 것’ 과 같은 것입니다. 잘못될 경우 그에 대한 총애와 신임이 오히려 그 자에게 해로움을 주는 것과 같이 될 것입니다.”
“젊은 자에게 단련할 좋은 기회를 주고, 경험이 부족하면 배우게 하면 될게 아닌가? 배우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깊은 이치를 깨닫게 될 것이고, 나중에는 그 이치를 활용할 수 있지 않겠는가?"
“대인, 벼슬을 우선 맡기고서 관리와 운영을 배우게 한다는 말을 아직까지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먼저 국정을 완전히 익힌 후에 국정에 참여해야 하는 것이지, 우선 국정을 맡기고 국정을 익히게 해서야 되겠습니까? 잘 풀리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고 시행착오를 일으키게 될 겨우 어찌 감당하시려고 이러십니까? 후회해도 늦습니다.”
“음, 듣고 보니 자네의 말이 옳은 것도 같네. 나의 안목이 너무 좁았어. 이제 보니 나랏일을 주관하는 데는 자네가 나보다 훨씬 낫네. 앞으로도 자주 좋은 건의를 해줘야겠네.”
자산이 오히려 겸손하게 말하였다.
“사람들의 마음은 각자 얼굴처럼 모두가 다른 것인데 제가 어찌 대인이 나랏일을 주관하는 것처럼 대임을 감당이나 하겠습니까? 하지만 제 능력이 닿는 대로 노력을 다해 대인을 돕겠습니다.”
그 후 자피는 자산의 사람 됨됨이가 매우 성실하고 신중하며 또 앞을 내다보는 안목이 높은 것을 보고, 그에게 나라의 국정을 주관토록 일을 맡기기 시작하였다. 자산은 그의 기대에 부응하여 정나라를 부강한 나라로 만드는데 일조하였다.
이 성어고사는 오늘날 ‘사람의 마음이 어떤 때는 선하고 어떤 때는 악해서 단정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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