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우회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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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우회에 다녀와서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0.11.1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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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서울 행당동 체육관에서는 ‘제34차 재경순창군향우회 정기총회’가 열렸다. 인천 만수동 체육관에서는 ‘인천순창향우회 여ㆍ청회 가족체육대회’가 있었다. 서울에는 화환이 줄 세워져 있었고 인천에는 지역출신 한 유력 정치인의 화환 하나가 체육관을 지켰다. 서울은 1000명이상이 모였다 하고 인천은 100명에 미치지 못했다. 순창향우회. 순창사람이 사는 지역에는 어김없이 있다. 내가 아는 지역만 줄잡아 20여개다. 회원 규모에 따라 교류 빈도와 범위에 따라 그 외향이 대우가 위치와 평가도 다르다.

인천 체육대회의 모습은 보기 좋았다. 가족적인 분위기였고 부흥을 위한 상대에 대한 배려가 있었다. 사람은 적었지만 온화했고 북적거리지 않았지만 힘 있어 보였다. 다만 다른 자치단체의 출향 향우에 대한 입장과 지원과 비교해 볼 때 우리 군의 안이한 태도는 매우 유감스러웠다. 고향에 사는 사람으로서 부끄러울 만큼.

서울 정기총회의 경우 준비된 음식이 부족할 정도였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고향사람들이 모여 들었기 때문이다. 선량하고 따뜻한 애향심을 가진 향우들의 즐겁고 정겨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반면 억지가 숨어들어있다는 생각을 버릴 수는 없었다. 주최측 실무진의 편차 심한 자치단체의 협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만큼.

눈에 보이는 모습이 전부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힘 가진 자가 고향사람들의 모임을 “규모도 내용도 성격도 관여할 바 아니다. 필요하면 내내 찾아다니다 계산이 다르면 외면할 수 도 있다”는 사고로 대한다면 옳은 일은 아니다. ‘호불호’를 앞세우고 타산을 숨기면 온기도 눈길도 대화도 겉돈다. 의례적인 만남과 의도적인 대화만 난무한다. 상대의 처지나 계획에 대한 배려없이 제 멋대로 행동하는 것은 나의 입장과 내 잇속만 챙기면 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힘 있는 자의 오만으로 보일 수 있다. 진정한 화합을 깨뜨릴 수도 있다. 신중해야 하고 겸손해야 한다.

고향사람들의 흥겨운 잔치에 다녀와서 유치한 상상과 개운치 못한 기분을 떨칠 수 없는 까닭은 무엇 때문일까? 외형적 ‘민주공화국의 민주시민’ 이자 실질적 ‘지방자치시대의 자치주민’인 우리의 의식에 아직도 집단주의가 파고들고 있기 때문이라면 과도한 표현인가. 전통사회에서는 충성과 효도가 가장 높은 덕목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힘을 발휘한다. 그래야 보상과 이익이 있다고 믿는 부류가 남아있고 줄 세우기와 연고 찾기가 확실한 방법임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관행’을 바꾸고 없애기 보다는 세우는 일에 앞장서는 것은 민주자치시대라는 규범에 걸맞지 않다.

지역사회 안에서 눈에 보이는 현상에 속좁게 반응하는 것은 아닌가. 밤새 일하며 몇 번을 되물어 봤지만 답은 ‘그래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었다. 계속되는 ‘관행’과 ‘독주’을 마냥 지켜봐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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