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우고 히혼 교수, ‘정치사회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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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우고 히혼 교수, ‘정치사회 강연’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5.04.2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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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천연자원 있는 곳에 미군기지 세우고
신자유주의적인 정책 실현, 개혁위장 ‘분노’
싸워야 할 대상 바로 보고, 대의를 쫓아야

유린당한 한국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세월호 학살’을 규탄하고 끝까지 실종자를 찾아내야 한다는데 공감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고 있다. 부정부패로 얼룩진 박근혜 정권을 끌어내리고 반자본주의 사회가 가진 모순들을 바꿔내고자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이고 있다.
시민들이 광장으로 나와 정권퇴진 구호를 외치는 모습에 남다른 느낌을 받은 외국인이 있다. 민주국제포럼 ‘민주주의와 인권’ 참석차 방한한 빅토르 우고 히혼(세계사회포럼 부대표, 에콰도르인권위원회 운영위원)은 “서울에 있는 경찰서 앞에서 집회 당시에 강제적으로 폭력적으로 연행당한 시민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에 함께 참가했다. 공무원노조 집회에 참가해 연대발언을 했다. 그리고 광화문에 있는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며 한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의 현실이 어느 정도였는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6일 전주시민놀이터에서 열린 지역 간담회에서 ‘21세기 진보적 민주주의 : 라틴아메리카의 정치 현실과 대안 이념’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며 남미 정치지형의 형성과 민중의 삶을 말하고 민중이 주인이 되어 만들어낸 진보정권이 국가적으로 어떤 변화를 일궈냈는지 설명했다.
그는 2008년 이후 세계 경제위기의 원인과 본질에 대해 말하며 연대정신이 사라져가는 위기를 우려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2008년 이후에 세계경제위기라고 말한다. 이 위기의 본질은 네 가지, 사회ㆍ식량ㆍ생태ㆍ에너지로 종합할 수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집 살 능력이 안 되는 사람들에게 집 사라고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은행이 파산하면서 다른 은행에게 또 팔면서 생긴, 부동산에서부터 생긴 위기다. 세계 경제위기는 초국적기업의 개발 방식이 생태를 파괴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생태, 에너지위기인데 이는 경제구조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빅토르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서는 미군기지의 분포가 자원에 대한 집착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 매장량이 많은 중동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미군기지가 많은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 하더라도 남미의 석유와 천연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자원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 초국적 자본과 미군기지를 세운 점들은 눈에 띄었다. 그는 우크라이나 내전과 러시아의 개입 문제 또한 중동과 유럽을 잇는 석유 수송로의 이윤을 노린 미국의 야욕이 부른 결과로 봤다. 그는 “39개의 고정 주둔하고 있는 미군기지가 있고 46개의 움직이고 있는 미군들이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탄압이 있는 곳에 저항이 있기 마련이다. 미국을 등에 업은 괴뢰정권들과 민중들의 주권을 지키려는 투쟁이 격렬하게 일어나고 있는 지역들이 있다”고 말했다.
빅토르 교수는 이어 신자유주의와 노동 유연성의 본질에 대해 설명하며 분노하기도 했다. 그는 신자유주의 성격에 대해 ‘공공재의 사유화, 노동자들의 탄압, 은행을 이용한 신자유주의적 정책의 실현’으로 규정했고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은 노동의 유연성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노동의 유연성은 기업가, 자본가들을 위한 유연성이다. 노동자들에게 이것은 생존권의 박탈이다”며 유연성이라는 단어에 대해 적극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가의 역할에 대해 수익성을 좇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에 충실해야 한다며 “우리가 말이 좋아서 정치개혁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개혁이아니라 신자유주의적인 정책을 실현하면서도 개혁이라는 말을 붙이는 게 분노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던 남미 사람들이 빈곤의 문제를 극복하고 권리를 보장받는 과정에 대해 설명하며 한국사회의 억압된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가 보장받기를 바랐다. 빅토르 교수는 “남미 변혁은 스스로 연구하고 집회 자유의 권리를 보장받으면서 노동자, 농민, 청년이 함께 모여서 거리로 나오면서부터 시작했다. 중요한 것은 거리로 나온 사람들의 목소리와 요구사항이 이기적인 목표에서 그치지 않고 제헌의회, 민중의 권리를 실현하자는 공동체적 가치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가 살고 있는 에콰도르에서는 1996년부터 2005년까지 10년 사이에 대통령이 여섯 번 바뀌었다. 에콰도르 국민들은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데 대통령의 실정에 대해 냉정히 평가하고 새로운 권력을 시민의 힘으로 창출할 힘이 있다는 것이 그 배경이다.
한국사회의 분열된 진보진영이 반드시 참고할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진보세력의 단결, 우파와 협상의 기술, 대화의 능력 모두 필요하다. 진보세력은 어느 사회나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협상, 대화의 방법을 아는 게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단결인데 대화의 기술이 부족하더라도 단결이 되면 산다. 입만 살아서 대화를 하면 설득했을 때 함께할 수 있는 힘이 없다. 전략을 말하자면 내용을 중심으로 누구를 반대하고, 우파와 구별되는 우리의 정책은 무엇인지, 우리의 적이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분열이 되는 이유가 다른 게 있는 게 아니라 내용적인 것 보다는 감정적인 것과 인간적인 분열로 야기되는 경우가 에콰도르에서도 많다. 싸워야할 대상이 보수 세력이라는 것을 명시하고 대의를 보고 가는 것이 분열하지 않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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