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人間)은 글자가 의미하듯 기대고 받혀주는 관계적 존재이다. 천리에 합당한 건강한 사회와 인간관계는 힘 있는 자가 받혀주고 힘없는 자가 의지하며 기대는 도덕적 관계이다. 받혀주는 사람이 크며 튼실하고 기대는 자가 작고 약하면 사회는 안전하지만, 기대는 자가 크며 강하고 받혀주는 자가 작고 약하면 인간다운 좋은 사회는 무너지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이 부자에게 기대며 병든 사람이 건강한 사람에게 기대고 약자가 강자에게 기대는 것은 하늘의 순리이나, 부자가 가난한 사람에게 기대며 강자가 약자에게 기대고 건강한 사람이 병든 사람에게 기대는 것은 천리를 거스르는 것이다.
자연은 모든 생물에게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을 대가없이 주며 모든 생물은 자기 생존을 위해 필요한 만큼만 자연을 활용함으로서 자연의 질서를 지키며 자연의 법칙에 순응한다. 오직 인간만이 자기 몫 이상을 욕심냄으로서 자연의 질서를 교란하고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면서 자신의 모태이자 삶의 터전인 자연을 파괴하고 인류의 재앙을 만든다. 인간은 욕심으로 자신과 타인에게 근심과 걱정거리를 만들며 탐욕으로 자신과 타인의 재앙을 만든다. 유일하게 인간만이 불필요한 치장인 사치와 향락을 위해 탐욕을 부린다. 향락과 사치는 자신의 영혼을 파괴하고 약자들의 생존을 파괴함으로서 자연의 순리와 법칙을 거스른다.
“누구도 하나 이상의 몫을 차지해서는 아니 된다.”(제레미 벤담) 자연은 사람을 차별하여 만들지 않았다. 머리를 두 개를 갖거나 손발을 네 개를 갖거나 하면 비정상이듯이 한사람이 한사람 몫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천리에 어긋나는 일이다. 사람에게 능력의 우열을 준 것은 우등한 능력으로 열등한 약자를 도우라고 준 것이지 한 사람으로서의 자기 몫 이상을 차지하라고 준 것은 아니다.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어려운 것은 부자들이 노동자들의 일의 대가에 의지하여 사치와 향락을 누리기 때문이다.
하늘의 마음을 도덕이라 하며 천리를 떠난 마음은 악령에 의해 조종된다. 사람은 누구나 손에 흙과 때를 묻히기 싫어하고 편하게 일하고 싶어 한다. 손에 때를 묻히지 않고 일을 한다는 것은 사람을 이용한 일이고 사람을 이용한 일이란 남의 노동의 대가를 도둑질 하는 일이다. 손에 때 묻히지는 것을 싫어하고 노동을 경멸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명예와 지위를 숭상하며 약자에게는 잔인하고 강하며 강자에게 비굴하며 약하고, 탐욕적이며 사치를 좋아하고 도덕과 정의를 비웃는다.
사회가 건강치 못하여 정치가 부패하고 도덕이 무너지면 영혼을 악령에 맡긴 가진 자들의 탐욕이 힘없는 자들을 삶의 벼랑 끝으로 내몬다. 이러한 불행을 막기 위해서는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 각자가 좋은 사회를 위한 가능한 역할을 해야 한다. 시대마다 의인들이 핍박받으며 불의를 경고하며 저항하지만, 소수의 의인들만으로 좋은 사회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탐욕으로 무장한 타락한 주류가 사회를 장악하고 주도하면서 언론은 가진 자들을 위한 우민화를 위해 여론조작을 일상적으로 도모하고 이로 인해 의인들은 사회의 질서를 해치는 위험한 사람들로 매도된다.
사회란 결코 우연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도덕과 정의를 실현 하려는 노력의 수준만큼 만들어진다. 한 사회가 아름답고 선하다면 선한 사회를 위한 구성원들의 관심과 노력의 결과이며 한 사회가 추악하다면 구성원들의 무관심의 결과이다. 사회의 구성원들이 의인을 아름답게 여기지 않고 불의에 분노하지 않을 때 일하는 자들의 몫은 가진 자들의 사치와 향락을 위해 쓰이면서 악은 번성하며 부자들은 탐욕의 부끄러움을 모르게 되고 부익부 빈익빈은 갈수록 벌어진다. 탐욕은 인류의 불행을 만드는 정신적 병이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