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동창. 친구. 신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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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동창. 친구. 신형식!
  • 강성일 전 순창읍장
  • 승인 2015.05.13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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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강성일(금과 전원) 전 순창군청 기획실장

전북대 교수인 신형식은 중학교 동창이고 친구다.
그가 지난주 군청에서 열린 장류축제 추진위원회에 참석했는데 머리를 삭발한 모습이었다고 들었다. 자세한 내용은 물어보지 않았지만 마음을 다잡을 일이 있는 정도로 생각했다.
그는 쌍치면에서 초등학교를 마치고 순창북중에 입학했다. 처음 만났지만 체구가 비슷해서 함께 어울렸다. 형식이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었고 나는 노는 게 일상이라 학교에서 수준은 달랐지만 친구로 지내면서 추억이 있다.
중학생이던 1960년대는 오후4시 이전에 수업이 끝났다. 대부분 학생들은 학교가 끝나면 방울소리 나게 뛰어 다니며 놀거나 집안일을 거들었다. 그는 도시락을 2개 가져와서 점심, 저녁을 학교에서 먹으며 밤늦게까지 혼자 공부하곤 했다.
밤에는 귀신 나온다고 하던 시절이었는데 그런 행동을 한 그가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다. 아이큐(IQ)검사에서 150점대가 나와 수재라고 칭찬을 듣기도 했다.
그의 집에서 잘 기회가 몇 번 있었다. 새벽이면 어김없이 아버지께서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그를 깨웠다. 그가 조금만 늦게 일어나면 선현들의 삶을 근엄하게 훈시하곤 하셨다. 나는 못들은 척 그냥 잤다.
그때는 탁구가 오락의 전부였다. 탁구장은 없었고 학교 교회 등 몇 군데에 부실하고 허름한 탁구대가 있었다. 그는 이길속(승부근성)이 강했다. 지면 이상한 서브 등을 혼자 연습해 어떻게든 이기려고 했다.
중학교를 마치고 그 친구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모이는 전주고에 합격했다. 그 뒤에 서울대, 미국코넬대 유학, 원자력연구소 근무 등 엘리트의 길을 갔다. 나하고는 가끔씩 연락을 했지만 환경과 생활이 다르니 자주 만나지는 못했다. 사회적 위치로 따져도 진골과 육두품 정도 차이가 있었다.
그가 몇 년 전 부터 전북대 총장에 출마를 했다. 공부만 한 선생이고 성격도 원칙이 강해서 선거라는 진흙탕에 적응하고 이겨 낼지가 염려 되었다.
작년 11월에 있은 선거에서는 4차 투표까지 가는 경합을 벌여 동점이었는데 누적표차로 졌다.
많이 아쉽고 안타까웠다. 총장직을 멋지게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순창의 긍지도 가질 수 있는 기회였는데 아쉽고 아쉬웠다.
세월은 흘러간다.
그러나 본인의 삶에 따라 그냥 흘러가는 게 아니고 쌓여 더 큰 매듭과 나이테가 만들어진다. 친구 형식에게는 그런 심성과 저력이 있다고 믿는다.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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