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가게] 시장 튀김집 ‘큰손’ 천원의 행복 맛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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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가게] 시장 튀김집 ‘큰손’ 천원의 행복 맛봐요!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5.06.03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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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날 튀김 포장마차 16년 … 김두식ㆍ황은향 부부

 

▲장날이면 순창농협 본점 건너편에서 고소한 튀김냄새를 풍기는 시장 튀김 포차 김두식 씨. 언제나 아내 황은향 씨와 함께이지만 절대로 사진은 찍지 않겠다고 하여 밀고 당기기에서 끝내 지고 말았다. 부부의 모습을 함께 담지 못해 아쉽다.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 햇볕 쨍쨍한 6월의 첫날 시장 구경에 나섰다. 시원한 수박과 아이스크림이 생각나지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랴. 사려고 했던 것은 빠뜨리고 가도 두 손 가득 고소한 기름 냄새 풍기며 ‘천원’의 행복을 만끽하러 가는 곳. 16년 째 순창 5일장에서 ‘튀김’을 파는 포장마차의 주인장 김두식(55)ㆍ황은향(53) 부부를 만났다.
오전에는 말 붙일 엄두도 못 낼 정도로 바쁘다. 요즘 주머니사정이 어려워 지갑 열기가 쉽지 않다고들 하는데 이곳 튀김포차에서는 예외다. 튀기는 족족 봉지 째 사가고 10~20분 기다리는 것은 예삿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피해 한산한 파장 시간 만난 부부는 소박한 이웃마을 담양에 살고 있었다.
부부의 고향은 ‘담양’과 ‘진안’이지만 그곳보다 순창, 장성, 광주에서 더 유명하다. 순창 5일장, 장성 황룡 5일장, 광주 송정 5일장, 상무지구 금요시장 네 곳을 돌며 장날마다 튀김을 팔아온 지도 어느새 16년이 되었기 때문이다. 맛도 맛이지만 적게 사든 많이 사든 뭉텅뭉텅 집어서 봉지에 수북이 담아주는 부부의 ‘큰손’ 덕에 장이 서는 날이면 이곳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김두식 씨는 “야채 장사를 했었다. 새벽마다 공판장에 가야하고 못 팔고 남으면 처리가 곤란해 다른 일을 찾다가 튀김 장사를 시작하게 됐다”면서 “특별한 비결은 없다. 그저 우리 가족이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만든다. 먹거리 갖고 장난치는 사람들이 가끔 뉴스에 나오는데 우리는 그런 짓을 가장 나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날이면 아침 8시에 문을 여는 부부의 튀김포차는 오징어튀김, 김말이튀김, 찹쌀도넛, 꽈배기, 핫도그, 핫바, 소시지, 순대, 떡볶이, 어묵까지 없는 게 없다. 매일 저녁 튀김에 들어가는 재료를 직접 손질해 오기 때문에 맛은 먹어보면 누구나 인정한다. 중요한 건 가격. 오동통한 당면 김말이 튀김은 천원에 네 개, 길게 썬 오징어에 튀김가루를 입혀 고소하게 튀겨낸 오징어튀김과 달콤한 고구마튀김은 천원에 다섯 개나 준다. 바삭하고 쫄깃한 찹쌀 도넛과 꽈배기, 단팥이 든 빵도 천원에 3개. 거기다 3000원 이상 사면 하나를 더 넣어주니 한 번 온 손님은 다음 장날부터 ‘단골’이 된다.
김 씨는 “이중에서 오징어튀김이 제일 잘 나간다. 김말이도 직접 말아서 해오는데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면서 “먹는 것 갖고 야박하게 안 한다. 덤으로 더 주고 안 주고 하는 것이 양심에 걸리는 일은 아니지만 한 두 개 더 챙겨주는 게 내 맘이 행복하다. 이제는 하나씩 더 주는 것이 당연한 게 되어버렸다”며 미소 지었다.
오전 8시에 시작해 저녁 6시 30분까지 꼬박 서서 일을 하고 여름이면 뜨거운 불, 기름 앞에서 열기를 그대로 이겨내야 하기 때문에 힘든 것은 말 할 수도 없지만 부부는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함께 일을 해 나간다. 김 씨는 “아이 둘을 키우고 있다. 지금은 고등학생이라 공부하느라 바쁘지만 조금 더 어릴 땐 아이들에게 우리가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장에 데리고 다니며 포장하는 것도 시켜보기도 했다. 보면서 배우는 점도 많기 때문이다”라며 “목표는 끝이 없다. 내가 목표를 세운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그저 하는 데 까지 하자는 마음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절대로 사진은 안 찍겠다며 숨기 바빴던 아내 은향 씨는 “열심히 하자는 마음 하나로 일 하죠”라고 덧붙였다.
순창농협 본점 건너편 신성정육점 앞에 자리를 펴는 부부의 튀김포차. 넉넉한 인심으로 오래토록 사랑 받아온 시장 명물 ‘튀김포차’는 1일, 6일, 11일, 16일, 21일, 26일 장날이면 만날 수 있다. 아! 금요일은 광주 상무지구 금요시장에 가는 날이므로 아쉬워도 다음 장을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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