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천산, 아름드리 벚나무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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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산, 아름드리 벚나무 ‘훼손’
  • 남융희 기자
  • 승인 2015.07.2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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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고의에 의한 훼손 여부 꼭 밝혀내야”…군, “고사목 처리 골칫거리” 염불 보다 잿밥

▲푸른 잎을 뻗어내는 다른 나무들 사이에 가지만 남은채 죽어가는 강천산 벚나무.
수십년 수백억원 들인 공원, 관리는 엉망
그냥 지나치면 언제든 또 재발 ‘엄벌해야’
방사한 다슬기, 토종 물고기 흔적도 없어

천산내 강천사 인근에 있는 아름드리 벚나무 훼손이 알려지면서 빈축이 일고 있다.
강천사 절터 옆에서 우뚝 서서 위용을 자랑하던 벚나무 세 그루 밑동에 어느 몰지각한 사람의 행위로 보이는 톱질 흔적이 있고 인근 다른 나무와 달리 푸른 잎을 볼 수 없다.(<열린순창> 2015년 7월 15일치 1면 보도)
나무의 상태로 보아 수개월전 행위로 보이는 데 군립공원 강천산 관리기관인 군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많은 군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그동안 “강천산을 전국 최초의 군립공원이자 호남의 소금강”이라며 “관광객 300만명 시대”의 중추 관광지로 여겨왔던 군의 태도로는 앞뒤가 맞지 않다는 여론이다.
더구나 강천산을 찾는 전국의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강천산 생태 환경을 보존하겠다면 수년동안 수억원을 들여 방사했던 다슬기, 올챙이, 토종 물고기 등의 흔적도 보이지 않을 정도인데도 군은 이에 대한 대책마련은 고사하고 없어지는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강천산의 죽어가는 벚나무를 제보한 주민(60ㆍ순창읍 순화)은 “자연이 한 번 망가지면 수십년을 지내도 복구되지 않을 수도 있고, 수십년 수백년 자란 나무를 개인의 편익에 따라 제거하면 누가공익을 위해 바른 일을 하려고 할 것이냐?”며 “더구나 수십년 동안 수백억원을 투자한 강천산군립공원 경내에서 발생한 일이고, 일부러 기계톱으로 밑동을 잘라 놓은 나무를 누가 했는지 모른다면 월급 받고 일하는 공무원은 무엇 하는 사람이며, 강천산 관광객을 늘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던 군수나 군 의원들은 무슨 생각으로 군정을 하는 지 궁금하다 못해 안타깝다. 사람도 아니고 나무가 죽었으니 덮자며 또 그냥 지나치면 언제든 또 재발한다. 나무에 톱질한 사람은 물론 관리소홀한 관계자도 색출하여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열린순창>도 보도 한번 하고 말면 똑같아 진다”면서 “이번 일을 꼭 바로잡아 지역에 바른 기준을 세우고 숨어서 자기 이익만 챙기려는 비양심적인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필요하면 군민을 대표해서 <열린순창>이 관계기관에 고발하여 수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지역 주민은 물론 매주 수만명의 외부 관광객이 찾아오는 강천산에 인위적으로 고사시킨 수십년된 나무가 한 그루도 아니고 세 그루나 되는 상황은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강천산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주변 사람 가운데 (고사목을) 처리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있어 부탁해 볼 생각이다”며 “고사목이 절 바로 앞에 있다. 강천사 관계자는 나무가 고사돼 있어, 자르다가 못 자르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식적으로 얘기한 것도 아니고 애매하고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무가 고사된 원인보다는 처리를 먼저 걱정하는 듯한 답변은 군민들의 생각과 많이 다르게 보였다. 만약 주민의 고발이 없었다면 단순 고사목으로 처리해서 베 버리고 말 것 같은 분위기였다. 어쩌면 아름드리 수십년된 나무가 아니었으면 그 값어치가 얼마든지 주민들 눈에 띄기도 전에 처리했을 것 같았다.
군 관계자가 고사목이 흉물스럽다는 인식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고, 고사목 자체가 일반인이 처리하기에는 너무 커서 전문가를 투입해야하는 상황만 걱정하는 인식에서 ‘수십년동안 수백억원 들인 군립공원’의 앞날은 밝아 보이지 않는다.
형형색색의 단풍을 자랑하고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병풍폭포와 구장군폭포를 보며 탄성을 쏟아내는 관광객들이 많아져야 지역경제가 살아난다는 군민들의 동의를 무참하게 짓밟은 몰지각한 사람은 누구인가. 오늘도 “강천산을 찾아 치유를 얻는다”는 주민들은 “꼭 찾아서 징벌하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한 목소리다.
매일 새벽에 강천산에서 운동을 한다는 주민(44ㆍ순창읍 백산)은 “벚나무 몇 그루 훼손한 것 가지고 무슨 호들갑이냐 하고서 가벼이 여기지 말 것”을 경고하며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경구가 생각난다. 군이 이번 일을 제대로 처리하는 지 꼭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군립공원이니 조례도 있고 그에 따른 위원회는 관련 부서도 있을 것이니 잘 처리 할 것으로 믿고 싶다. 수십억 세금 들여 인공폭포도 만들고 산책로도 단장하고 해마다 나무도 심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보기 좋게 만들어놨으면 보호도 잘해야지, 어영부영하면 군민 질타 당연하다”고 말했다.
지난 수년 동안 군립공원 강천산에서 발생한 간헐적인 사건사고에 대해 군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보다는 임기응변식 땜질 처방으로 일관했다는 비난 여론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순창군립공원 관리 조례에는 ‘순창군 군립공원위원회’ 설치에 관한 규정이 있고 위원회도 구성돼 있으나 공원 관리보다는 입장료 징수 등에 더 치중한 조례로 보인다.
이 조례 제5조(공원보호 등의 직무)에는 “군수는 법(자연공원법) 제3조 및 제19조 규정에 의하여 공원사업의 시행 및 공원시설의 관리에 관한 직무를 성실히 이행하여야 하며, 공원시설의 관리에 관한 직무를 당해 공원을 관할하는 면장으로 하여금 행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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