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회 ‘한울타리회’ 정동영 전 장관에게 통일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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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회 ‘한울타리회’ 정동영 전 장관에게 통일을 묻다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5.08.2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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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적, 점진적, 단계적 통일이 유일한 방법”

 주변4대국 휴전상태 ‘희망’, 전쟁가능성 적어
 감자일기 쓰며 통일 씨감자 북쪽 지원 ‘염원’
“농촌엔 자연과 인간 있어”…소득보장 ‘필요’

순창군농민회 회장 출신 모임인 한울타리(회장 박재근)가 복흥면 ‘늘’ 식당에서 월례모임을 갖고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을 초청해 그의 ‘통일지론’을 경청했다.(사진)
정동영 전 장관은 자신의 통일론을 설파했고 최근 고조된 남북긴장국면에 대해 해설했다.
이날 한울타리 모임에 참석한 30여명의 농민들의 화두는 ‘전쟁과 평화’였다. 목함 지뢰와 포탄 발사가 계기가 된 긴장국면은 전쟁이냐 아니냐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중요한 기로에 섰다. 이런 상황에서 농민활동가들의 시선이 정동영 전 장관에게 모아지는 것은 당연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50년 만에 농촌에서 사는 지금의 삶이 행복하다고 운을 떼고 “정치를 하면서 순창사람 얼굴에 먹칠하지 말자는 최소한의 자존심을 갖고 살았다”고 말했다. 복흥 식생원에서 개발한 씨감자를 활용해 평화를 얘기해보자는 그는 “이 씨감자가 북한 식량난 해소에 실마리가 될 수 있다. 통일씨감자를 재배하면 북한이 식량 수출국가도 될 수 있다. 북한의 단위면적당 감자생산량은 세계에서 가장 뒤떨어져있다. 4~5배의 증산 가능성이 있다. 얼마 전에 씨감자를 밀식으로 심었고 한참동안 싹이 안나 걱정하던 차에 싹이 나 잘 자라고 있다. 감자일기를 쓰는 중”이라며 감자예찬론을 펼쳤다. 식량이 부족한 북쪽에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정 전 장관은 통일부장관 시절의 비사(祕事)를 들려주며 한반도 주변의 강대국들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2005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나서 어땠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냥 사람이더라. 그때 김 위원장과 핵문제를 얘기하면서 미국하고만 풀지 말고 우리를 활용하라고 했다. 북한에는 자원이 많다고 하잖나. 그런데 그 자원을 캐려면 전기가 있어야 한다. 광산에 갱도를 파고 불을 켜고 운반하려면 전기가 필요하다. 갱을 파다보면 물이 나오는데 그걸 퍼낼 전기가 부족해 생산을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전기를 우리가 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설득해서 석 달 뒤에 핵 포기와 북미수교, 전기공급 등을 내용으로 하는 6자회담이 성사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2차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때 우리는 장소가 평양이던 서울이던 상관없으니 북한이 정하라고 결정권을 줬다. 그런데 북측에서는 러시아에서 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었다. 정상회담을 외국에서 하는 것은 주변국들의 이해관계도 얽혀 있어 이를 거절했고 결국 평양에서 했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통일부장관을 더 오래 하고 싶었지만 당시 열린우리당 사정상 당에 복귀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어 그만둔 것이 아쉽다고 했다. 그는 “개성공단을 추진할 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조절하라고 할 정도로 속도를 빨리 냈다. 그때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남북관계가 무척 좋아졌는데 앞으로 10년 뒤에는 얼마나 더 변해있을지 예측이 안됐다. 그런데 정권이 넘어가고 너무나 안 좋아졌다. 내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순창군농민회 회장 출신 모임인 한울타리가 복흥면 ‘늘’ 식당에서 월례모임을 가진 가운데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을 초청해 그의 통일지론을 경청했다.
정 전 장관은 “남북은 전 세계에서 정치ㆍ경제ㆍ군사적으로 1, 2, 3, 4위(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인 나라들에 둘러싸인 유일한 나라다. 이 주변 4개 나라들의 국익은 한반도 휴전체제의 현상유지다”며 “중국과 미국의 이익이 합치하기 때문에 전쟁이 날 가능성은 적다. 이런 조건하에서의 통일은 평화와 점진적, 단계적 통일뿐”이라고 말했다.
통일 강연이 끝난 후 한울타리 회원들은 정 전 장관과 농촌생활을 주제로 다과를 나눴다. 정 전 장관은 “답동에 살면서 보니 시골 공동체가 살아있다. 농촌이 비어간다고만 보지는 않는다. 농촌에는 자연과 인간이 있다. 소득만 더 보장되면 굉장히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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