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 두지마을 ‘연꽃 작은 음악회’
상태바
풍산 두지마을 ‘연꽃 작은 음악회’
  • 글ㆍ사진 구준회(두지마을 주민)
  • 승인 2015.09.02 15: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민 하나 된 잔칫날

▲두번째 두지 연꽃 작은 음악회가 열린 날, 한여름의 농사일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려 많은 주민들이 나왔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하는 두지마을 연꽃 작은 음악회.
이 음악회는 2014년 구곡순담장수벨트사업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두지마을에는 오래전부터 한 여름 농사일로 심신이 지친 어른들에게 마을 젊은이들이 음식을 대접하는 전통이 있었다고 한다. 마을에서 음악회가 열릴 수 있게 된 데는 마을 어르신들과 젊은이들의 소통과 단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지난해의 구곡순담장수벨트사업이 올해는 없어져서 음악회는 생각도 못하고, 마을청년회에서 연잎에 싸서 삶은 돼지고기 수육을 어른들께 대접하자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두지마을에 한창 진행 중인 농촌마을 취약지역 개조사업의 일환으로 마을음악회를 할 수 있는 예산이 있어 올해도 개최하게 되었다.
행사 당일 이른 아침부터 남자들은 마을 청소를 깨끗이 하고 여자들은 정성스럽게 음식 장만을 했다. 천연 염색 체험할 곳과 연잎연꽃차 시음을 할 곳에 천막을 치고, 음악회를 열 무대를 설치했다. 마을회관 앞 한편에는 마을주민인 남궁단 씨가 수년간 찍은 마을행사 사진을 공개하는 색다른 전시회를 연출하기도 하였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자 마을이장이 방송을 하여 마을주민들이 모두 모여 함께 맛있는 점심식사를 했다. 점심식사 후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본격적인 손님맞이에 들어갔다. 소식을 듣고 아이들과 함께 두지마을을 찾은 다른 지역 주민들은 쪽 천연염색의 신비로운 빛깔에 심취하였다. 한쪽에서는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담소가 오갔다. 올 해로 4년째 두지마을로 봄 농활을 왔던 담양 한빛고등학교 학생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음식 나르는 일을 도와 바쁜 일손을 덜어주었다. 한편 황숙주 군수, 농촌개발과장, 풍산면장 등 공무원들도 마을을 찾아 주민들과 함께 음식과 술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저녁은 깊어갔고 어느덧 음악회를 시작할 시간이 되었다. 순창국악원 소속의 난타와 사물놀이 동아리가 음악회의 문을 열었다. 이어 두지마을의 자랑인 이하늘(풍산초 4학년) 군이 설장구 공연을 했다. 비록 어린 학생이지만 장구 연주 실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해 연주가 절정에 이르자 관객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어서 마을 주민이 소속되어있는 플룻동호회에서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을 선사했다. 담양 한빛고등학교 중창단과 관현악 동아리 소속 학생들이 음악회의 맛을 더해주었다. 이렇게 음악회 분위기는 가을의 들판처럼 무르익어갔다. 음악회 중간 중간에 경품 추첨을 하여 주민들과 외부 손님들에게 낫, 삽, 곽 휴지, 김치통 등 생필품을 나누어 주는 순서도 참가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음악회의 마지막 순서로 국악오케스트라 ‘여울림’의 국악, 판소리 공연이 이어졌다. 음악으로 하나 되어
우리 것을 만끽하며 진정한 전통음악을 되찾는데 활동의 목적을 두고 있는 '여울림'의 연주와 판소리는 고된 농사일로 심신이 지친 농촌마을의 할머니들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듯 했다. 이윽고 마지막에 연주한 ‘진도아리랑’에 맞춰 주민들의 춤판이 벌어져 대동한마당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마을의 취약지역 개조사업 김효진 사무장은 “준비하느라 힘들었지만 음식과 음악을 통해 마을 어르신들과 젊은 귀농인들이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마을 어르신들은 “젊은 양반들이 애를 많이 써서 우리 마을에서 이런 좋은 행사도 한다”며 젊은이들을 격려했다. 다른 마을에서 구경 온 분은 “마을단위에서 음악회를 하는 마을은 두지마을 밖에 없는 것으로 아는데, 참 대단하다”며 부러운 마음을 내비췄다.
두지마을은 앞으로도 어르신들과 젊은 귀농인들 뿐만 아니라 출향민들까지 함께 소통하고 공유하는 마을을 만들기 위한 사업들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가위 때 고향을 찾는 출향민들에게 마을의 근황을 알리는 소식지가 그 첫 시작이 될 것이라고 한다. 두지마을이 어떤 모습으로 변모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 100주년 기념식 ‘새로운 백년 기약’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카페 자연다울수록’ 꽃이 일상이 되는 세상
  • 순창 출신 선일균 씨 변호사 합격
  • 순정축협 이사회 ‘조합장 해임 의결’
  • ‘청년 근로자 종자 통장’ 대상자 49세까지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