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 시애틀 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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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 시애틀 추장
  • 최정희 다정다감회
  • 승인 2015.09.09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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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그림 수잔제퍼스 / 최권행 옮김 / 한마당 발행

이 땅은 우리의 소유가 아니다. 우리가 이 땅의 일부일 뿐
자연에 대한 깊은 통찰과 불변의 진리를 말한 인디언추장

 

 

큰 아이가 대학을 졸업했으니, 그림책을 접한 지도 벌써 20년이 넘어갑니다. 그런데 저는 아직도 그림책을 손에 들고 있습니다. 막내가 초등학교 2학년인 이유도 있지만, 제 자신이 그림책을 더 좋아하게 된 까닭입니다. 그림책의 예술적 매력과 그 재미에 빠져들게 된 것이지요.
너무나 아름답고 내용이 훌륭한 그림책들이 셀 수 없이 많지만 제일 먼저 소개하고 싶은 책은 뭐니 뭐니 해도 ‘시애틀 추장’입니다. 첫 페이지를 펼쳐보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멋진 그림의 아름다움에 취하여 책장을 넘겨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가슴 깊이 파고드는 시애틀 추장의 연설이 코끝 찡한 감동의 도가니로 독자를 몰고 갑니다.

어린애가 엄마의 뛰는 가슴을 사랑하듯 우리는 땅을 사랑한다.
이제 우리가 당신들에게 우리 땅을 주니 우리가 보살폈듯 애써 보살펴라.
이제 당신들이 이 땅을 가진다고 하니 지금 이대로 이 땅의 모습을 지켜가라.
당신의 아이들을 위해 땅과 대기와 강물을 보살피고 간직하라.
우리가 사랑했듯 똑같은 마음으로 그것들을 사랑하라.

자연에 대한 깊은 통찰과 불변의 진리를, 용기 있게 그리고 담담하게 백인들 앞에서 연설한 그는, 인간과 자연이 원래 한 몸이라는 인디언들의 오랜 믿음을 이야기 합니다. 더불어 그들의 땅을 잘 보살펴 줄 것을 부탁합니다.
이 책은 미국에서 무엇과도 견 줄 수 없는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합니다. 화가 수잔 제퍼스는 150년도 더 된 그 유명한 시애틀 추장의 연설을 수려한 그림으로 오늘 날을 사는 우리들에게 되살려 주고 있습니다.

당신들은 돈으로 하늘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당신들은 비를, 바람을 소유할 수 있다는 말인가?
내 어머니가 옛날 내게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다.
이 땅의 한 자락 한 자락 그 모든 곳이 우리 종족에게는 성스럽다고.
전나무 잎사귀 하나 물가의 모래알 하나
검푸른 숲 속에 가득 피어오르는 안개의 물방울 하나 하나,
초원의 풀 하나 하나 웅웅거리는 곤충 한 마리 한 마리마다
우리 종족의 가슴 속에 그 모두가 성스럽게 살아있는 것들이라고.

다 읽고 난 후에도 한동안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멍하니 먹먹한 가슴의 메아리에 책을 안고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인디언들의 땅을 무참히 앗아간 백인들에게 그 땅을 넘겨주면서 그가 하는 당부의 말들은 단지 미국인들 뿐 아니라 우리들도 가슴깊이 새겨야 할 교훈이기 때문입니다.
책을 통해 받은 이 감동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어느 날 초등학교에서 아침 책 읽기 시간에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 주었더니 어린 아이들도 추장의 연설에 숙연해 지더군요.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함께 조용한 침묵에 빠져 들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추장의 연설이 가슴을 울립니다. 자연을 가꾸고 보전해야 한다는 교훈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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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순창지역의 다정다감(다감)이라는 책 동아리 회원이 쓴 글입니다. 다감은 2011년 순창 공공도서관의 ‘그림책 깊이 읽기’라는 프로그램을 수강한 엄마들이 그림책에 대한 공부와 어린이 책에 대한 공부를 위해 만든 동아리입니다. 12명 남짓한 동아리 회원들이 현재 문화의 집 작은도서관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모여서 책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림책을 사랑하는 누구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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