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9 희생자 안정수 씨 묘지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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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19 희생자 안정수 씨 묘지 ‘방치’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5.09.1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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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과 송정 야산서 발견…수년전부터 관리 안해

 

▲금과면 송정리의 한 야산에서 발견된 4ㆍ19 희생자 안정수 씨 묘지.

학생시위 참가 짧은 생 마감한 열사 예우해야
희생자 등록돼있어 4ㆍ19 국립묘지 이장 가능

 

금과면 송정리의 한 야산에서 발견된 묘지가 4ㆍ19 혁명 주도자의 묘지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년전부터 묘지를 관리하는 이가 없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묘지는 최근 이 야산의 수종 개량을 위해 산을 정비하던 사람들에 의해 드러났다. 이곳 야산은 태양광 시설을 위해 한 재력가가 매입했으나 최근 태양광시설이 무산되자 조경수 및 유실수 등을 식재하기 위해 잡목과 잡초를 제거작업을 하다가 잡목과 잡초로 뒤덮인 묘지를 발견하고 인근 주민에게 물어 신원이 밝혀졌다.
묘지에 안장된 고인은 안정수 씨로 4ㆍ19 혁명 참가자 가운데 유일한 군 출신 당시 학생이었다. 당시 안 씨는 18세 나이에 중학교를 다니던 중 혁명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ㆍ15 부정선거 심판과 자유당 부패정치 척결 등을 외치며 전국적으로 일어났던 시위에 앞장섰던 그는 진압에 나선 병력의 총에 맞고 쓰러져 짧은 생을 마감한 것으로 전한다.
안 씨는 송정리 야산의 양지바른 곳에 묻혔다. 묘비가 있는 것으로 보아 당시에는 연고자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서울 수유리 4ㆍ19 기념탑에 그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등 중요한 인물로 평가받은 흔적이 있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는 묘지를 관리한 흔적이 없다.
이 묘지의 소재를 알려온 이기수(48ㆍ금과 송정) 씨는 “근현대 역사는 한쪽에서 민주화운동이 일어나고 한쪽에서는 공안정국을 조성하는 식이었다. 이 집안은 자식이 크면 집을 떠나 살곤 했다. 가족 중에 4ㆍ19혁명 희생자가 있다는 것도 잘 알리지 않았다. 연좌제를 피해 숨죽이며 살아온 때문이 아닌가 싶다. 우리 집 인근에 묘가 있어 몇 년 전까지 관리한 흔적을 봤는데 수년전부터 발길이 끊겼다. 안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산 소유주는 묘를 일단 보호하기로 결정했다. 산을 개발하는 공사관계자는 “좋은 곳으로 가시면 좋겠다. 묘는 일단 파지 않기로 했다. 잡풀들을 제거하기 위해 염소를 풀 예정인데 친척이 승낙하면 염소가 봉분 위를 뛰어다니지 않도록 묘 주변에 철조망을 쳐줄 것이다”고 말했다.
묘지 이장과 관련해 4ㆍ19 국립묘지관리소는 안씨의 가족이 원하면 4ㆍ19 국립묘지에 안장하고 관리해줄 수 있다고 밝혔다. 관리소 측은 “국가보훈처 누리집의 안장시스템에 이장 신청을 하면 간단한 신원조회 후 안장할 수 있다. 안정수씨는 4ㆍ19 희생자로 확인됐다. 범죄경력 등을 따져보는 심사가 있는데 당시 학생이었다면 아마 심사 통과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과초등학교를 다닌 안정수씨는 서울에서 어린나이지만 여러 차례 시위를 주도하면서 시위 진압병력의 사정권에 들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짧지만 불꽃같은 삶은 군민의 자부심으로 기억돼야 한다. 무성한 잡초에 덮힌 그의 묘지는 퇴보하는 민주주의 역사를 반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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