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가 잘못을 고치면 모든 이들이 우러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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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가 잘못을 고치면 모든 이들이 우러러본다’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5.10.1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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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상달, 우리 말글인 한글날 연휴에 새삼 내가 사는 고장에 사람이 참 없다는 생각에 슬펐다. 세종대왕은 백성들이 말은 할 수 있어도 글을 몰라 피해를 입을까 안타깝게 여겨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훈민정음)’을 창시하고 민본정치를 구현했다고 한다. 따라서 한글은 “국가 정책의 수립과 시행에는 항상 백성의 목숨이 걸려 있는 만큼, 백성을 돌보기를 어머니가 갓난아이를 돌보듯이 하라”는 마음이 담긴 우리 민족의 말글이다.

한글이 점차 보급되면서 생각과 뜻을 글로 적게 되었고 서민생활 개선과 의식 성장을 가져왔다.  나와 다른 이의 생각과 견해를 글을 통해 알고 이해하게 되었고 겉모습은 달라도 속이 흡사할 수 있고 외양은 비슷해도 내용은 판이한 사실도 알게 되었다. 자신과 다른 견해와 주장을 글을 통해 이해하고 깨닫게 되었다. 반면에 옳고 그름이 아닌 이로운가 손해인가를 따지고 손해가 되거나 이념이 다르면 적대적인 세력도 점차 커졌다.

요즘 우리 고장에는 이런 조짐이 농후하다. 언뜻 보기에 같은 생각을 가진 것처럼 보이나 실은 화목하지 못해 다툼이 무성이다. 나와 남의 차이를 인정하고 남을 지배하려 들지 않기보다는 그저 남이 하는 대로 부화뇌동하는 소인배들도 극성하다. 소인은 얄팍해서 부평초처럼 흔들리니, 큰 것에 가서 달라붙지 않으면 불안해서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힘 있는 자의 흉내를 내고 앞잡이가 되어 행동하며 위안을 삼고 안심을 포장한다.

그들은 늘 이익을 다투며 겉모양은 남과 같이 꾸미지만 마음은 남과 같지 않아 불안하다. 이런 불화가 조직에 만연하면 모든 구성원이 서로 같기만을 요구하고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또 사건이 터지면 원초적인 반응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나를 잃고 남만 믿는 조직이나, 나를 버리고 남만 따르는 조직은 쉽게 위험에 빠지며 붕괴한다. 일정한 식견 없이 남의 말을 따르고 덩달아 행동하다 더 큰 윗분이 생기면 순식간에 입장을 바꾸기 때문이다.

그들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의이 서로 자극이 되고 서로를 성장시키며 세상을 지키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모른 체한다. 생각은 다르지만 화목할 수 있는 자세를 가진 사회가 각자의 개성을 발휘해 크게 하나 되는 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서로 다른 생각들이 모두 소중함을 알 때 아름다운 사회가 형성되는 진리를 부정한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 다름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합의를 끌어내는 지혜를 배우려 하지 않는다.

있는 사실을 없애버리고, 양심을 내비치고 소신을 간직하면 내쳐질까 두려워 눈치 보는 사회는 암울하다. 수백번 생각하고 폐부 깊이 묻혀있던 용기를 끌어내 양심 선언한 이를 따돌리는 사회는 잔인하다. 한 말을 안했다고, 들은 말은 기억에 없었다며 가진 용기를 다한 사람을 궁지로 몰아넣으려는 모리배들은 비겁하다. 가진 자의 전횡에 겪어 제 발로 기어들어도 보신할 시간은 고작 4, 5년. 양심과 소신을 지켜 나와 남, 지역을 바르게 지켜야 한다.

“학식과 덕행이 높은 훌륭한 군자라 해도 사람인 이상 허물이 없을 수는 없다. 군자의 잘못은 일식이나 월식과 같아서 잘못을 저지르면 모두가 그것을 알게 되지만, 일식과 월식의 어두움을 떨치고 해와 달이 다시 드러나듯이 군자가 자신의 잘못을 고치면 모든 사람들이 그를 우러러 보게 되고, 이를 거울삼아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과여일월식 過如日月蝕 <논어>) 지금 우리 고장의 높은 분이 톺아보아야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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