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강귀영ㆍ최고령 유연철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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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강귀영ㆍ최고령 유연철 이장
  • 이담비 기자
  • 승인 2016.01.21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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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어때서~♬ 이장하기 딱 좋은 나인데!

 

 

 

 

 

 

 

 

 

인터뷰 - 강귀영(33ㆍ풍산 상촌) 유연철(81ㆍ금과 장장) 이장

 

두 분 모두…“모든 마을 일 회의로 결정”
고충…“누구는 해주고 누구는 못해줄 때”
보람…“한분도 빠짐없이 사업 신청할 때”

요즘 농촌마을에는 60세면 청춘이라고 한다. 나이 50이 넘어 손자 볼 때가 돼도 마을회관에 나가면 심부름꾼에 불과한 시골마을에서 30대 이장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또한 60대 청년(?)이 있지만 80대 어르신이 이장을 하시는 것도 쉽지 않은 일.
우리 군 최연소 이장님과 최고령 이장님은 각기 어떤 방식으로 마을을 위해 뛰는지 궁금했다. 두 분을 만나보니 ‘아하…, 역시…, 그래서… 마을 일을 보시는 구나’ 절로 인정되었고,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최연소 강귀영 이장은 연말 총회 때마다 본인 부담으로 마을 어른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식사를 대접한다고 한다. 돼지 1마리를 잡아 통 크게 기부할 때도 있다고. 마을 주민 한분 한분에 대한 배려가 그의 말에 배어나왔고 마을 어르신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기다렸다는 듯이 마을 창고에 건강기구를 장만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소 품었던 생각이 아니면 쉽지 않은 일이다. 최고령 유연철 이장은 최고령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너무나 건강한 모습이었다. 공자가 “50세에는 하늘의 명을 알고(지천명), 60세에 귀가 순하여 남의 말을 듣기만 하여도 이해하게 되고(이순), 70세를 성인의 경지를 이른다는 종심(從心)”이라 했는데 2010년 75세 때 마을 일을 보기 시작했다. 그는 “늙었다고 천대 안하고 잘해주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했다. 이웃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느끼게 했다.
앞으로도 두 이장님들이 환한 웃음과 건강한 모습 유지해 올 한해도 마을주민들과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젊은 강귀영(강) 이장님 > 오산초, 순창중, 제일고를 졸업하고 대학생활만 잠시 익산에서 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부터 농어민후계자로 농사를 짓기 시작해 지금은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딸기하우스 10동과 벼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지난 해 8월 한국방송(KBS) <생활의 발견>에 시골 꼬마이장, 상촌마을 해결사로 출연한 적이 있는데 신문인터뷰는 처음이에요.
어르신 유연철(유) 이장님> 이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라 25살에 중매결혼으로 구림면 출신 아내와 결혼해 지금까지 이 마을 토박이로 살고 있어요.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습니다. 이 마을사람들 중에서도 제가 최고령자입니다. 지금은 벼농사와 고구마, 땅콩, 고추 등 밭농사를 짓고 있어요.

언제부터 이장이 되셨나요?

강귀영> 2014년 7월. 전 이장님이 갑작스럽게 아프셔서 마을일을 볼 수 없게 되셨어요. 그래서 동네 개발위원장님의 추천을 받게 됐는데 처음엔 거절했죠. 나이도 어리고 일도 바쁘고… 또 과연 내가 마을 어르신들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거절했었는데 동네 분들의 성화에 못 이겨 지금까지 이장 일을 보게 되었습니다.
유연철> 2010년부터 이장이 됐어요. 그 전 이장들은 임기만 딱딱 채우고 연임을 한 적이 없었는데 이웃분이 저를 추천하며 쭉 가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연임을 하게 됐어요. 못이기는 척 붙들고 있는 거죠. (웃음)

처음 이장이 됐을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강귀영> 추천해 주시는 분들에 힘입어서 시작은 했지만 면과 마을 사이에서 전달을 잘 해서 사업을 잘 해낼 수 있을지, 또 마을이 커서 상대하기가 힘들까 걱정뿐이었죠. 하지만 이제는 적응해서 잘 해내고 있어요.
유연철> 마을 밖에서 보는 사람들이 욕심쟁이라고 할까 걱정이 됐지만 우리 마을 사람들은 인정해줘서 너무 좋았어요. 그 마음에 감사하며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장님 때문에 마을주민에게 좋은 점은?

강귀영> 젊다보니 동네 어르신들 사업 신청을 알아서 다 봐드리니 일이 많아 바쁘신 어르신들이 편하다고 많이 말씀해 주세요. 그 점이 동네 어르신들께서 가장 좋으실 것 같아요. 또 저는 마을사업에 대해 항상 회의하고 상의해서 다수결로 결정해요. 가장 시급한 곳부터 순위를 매겨 어르신들께 여쭤 봅니다. 최근에는 하천 길 콘크리트 포장 위치를 정하는데 길 연결이 안 된 곳부터 먼저하고 예산이 남으면 나머지 지역을 해결하기로 회의해서 결정했습니다. 항상 회의를 하면 어른들께서 많이 동의를 해주셔서 의사결정이 수월합니다.
유연철> 이장이라고 사업 들어오면 내 맘대로 처리 하지 않고 모든 일을 회의로 결정해요. 또 자식들은 일을 못하게 하지만 나는 활동하고 싶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 이 나이에도 더 배우려고 하고 마을사람들에게 보태주려 노력해요. 겨울이지만 나무 하나라도 더 관리하고 오토바이 타고 다니며 소나무, 매실, 감 묘목 주문해서 일보러 다니면서 안 쉬어요. 인건비 비싸서 놉 얻으면 손해야. 내가 자급자족 해야지. 요즘은 지구촌시대, 세계화시대잖아요.

주민과 소통하는 본인만의 방법은?

강귀영>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어르신들 일상 생활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보여드려요. 처음에는 카메라 앞에서 얼음이셨던 어른들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포즈도 취해주세요. 또 마을 방송할 때 트로트도 한곡 씩 들려드리기도 해요. 농업에 종사하는 것도 공감대 형성이 돼서 대화가 잘 통하기도 해요.
유연철> 딱히 방법은 없지만 저는 제 일을 미뤄서라도 마을 일을 먼저 해결하고 틈틈이 집안일을 해요. 칭찬받으려고 하는 일은 아니지만 제가 부족해서 항상 마을 분들 한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어요.

이장으로서 본인에게 좋았던 점은?

강귀영> 아는 분들이 많아진 것이 가장 좋은 점인 것 같아요. 풍산면 만해도 26개 마을이기 때문에 면사무소에 회의만 가도 26명의 이장 분들을 다 만날 수 있거든요. 이장이 되면서 많은 분들을 알게 됐어요. 그리고 부지런해 질 수 있다는 점도 저에게 좋은 것 같아요. 하는 일을 더 빨리 끝내고 마을 일을 봐야하기 때문에 일을 안 미루게 돼요.
유연철> 항상 마을 사람들을 위해 일한다고 생각해서 저한테 좋은 점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마을 사람들이 늙었다고 천대 안하고 잘해주는 것만으로도 저한테 좋은 점이죠.

가장 힘든 때는 언제 인가요?

강귀영> 아무래도 영농철에는 제 농사일도 많고 농협과 면사무소의 전달 사항도 많아지게 되죠. 그런데 빠짐없이 주민들께 전달해야 하니 혹시 빠진 부분은 없는지 걱정이 되고 살짝 힘이 부칠 때가 있어요. 시간을 쪼개야 해서 바쁘지만 크게 힘든 건 없어요.
유연철> 면에서 마을에 주는 사업이 항상 부족해서 누구는 해주고 누구는 못해주고 하게 되면 설득하는데 좀 힘이 들어요. 양쪽 다 좋게 맞춰 줄 수 없어 마음이 아파요. 그런 것 외에는 몸이 건강해서 힘든 것 없어요. 그래도 후계자는 양성하고 싶어요.

가장 보람찼던 적은 언제 인가요?

강귀영> 한분도 빠짐없이 사업 신청하고 또 손해 없이 일이 마무리 될 때요. 연세가 많으신 분들은 자칫하면 신청 못하고 넘어갈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제가 빠짐없이 다 신청해드리고 마무리했을 때 참 보람찹니다. 그래서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유연철> 우리 마을이 워낙 낙후됐기 때문에 사업 하나 제대로 들어와서 마을이 발전할 때면 아주 기분이 좋아요. 군에서 아스콘 깔아주고 길이 편하게 정비되면 너무 좋아요. 그럴 때면 읍내 못지않게 좋아 보이죠. 용배수로 물이 안 빠져서 마을사람들 전답에 피해가 생기면 제가 마음이 더 아프거든요. 요즘 농사로 얻을 수 있는 수입이 많지 않지만 어찌 됐든 잘 돼야 마음이 편해요. 그리고 귀농ㆍ귀촌하는 사람들이 와서 동네 빈집이 메꾸어 질 때 마다 뿌듯하죠. 마을을 유지하려면 젊은 사람이 필요하거든요. 그 사람들이 적응 잘 해서 살게 만들기 위해 아는데 까지 도움주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새로운 음식 있으면 회관으로 불러다 밥도 먹여요.

동네에 필요한 사업이 있나요?

강귀영> 동네 어르신들이 보통 60~80대이신데 운동을 하기 위해 차가 다니는 도로 위를 걸어 다니십니다. 어르신들의 안전을 위해 마을 기계 창고를 리모델링해 운동기구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유연철> 마을 교통이 좋아졌으면 좋겠어요. 읍내까지 버스타고 나가는데 풍산으로 돌아 나가니 한시간이나 걸려요. 자가용으로는 20분인데 말이에요. 교통이 좋아져서 동네 사람들이 시장도 자주 가고 다른 곳에 일하러 나갈 수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주민들께 인사 한 말씀해주세요

강귀영> 노인회 식사 때마다 항상 불러주시고 손자처럼 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처음 이장이 되면서 걱정했던 일도 일어나지 않아 너무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유연철> 우리 마을 사람들은 옛 풍습 그대로 순박하게 사는 사람들이라 마을에서 싸우거나 하는 불미스런 일이 일어난 적 없고 착실하게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에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화합해서 살았으면 좋겠고 항상 믿고 따라줘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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