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8) 재래시장을 살려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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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8) 재래시장을 살려야 하는 이유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0.12.02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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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이 나날이 쇠퇴해가고 있다. 요즘 순창 재래시장에 가면 썰렁하다. 물건을 사겠다는 사람보다 팔겠다는 사람이 많을 정도이다. 사태가 이렇게까지 된 배경에는 순창 인구의 감소도 원인이 되겠지만 핵심적 원인은 자본을 무기로한 대형마트의 등장이다. 능률과 편리함, 깔끔함 등 소비자의 심리를 사로잡는 상술로 무장한 자본의 위력에 소박하기만한 재래시장의 상인들로서는 속수무책이다. 설상가상 약자 보호에 앞장서야할 농협까지 가세한 점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재래시장은 우리들 서민의 푸짐한 나눔과 여유의 공간이며 서민 정서의 산실이기도 하다. 가끔씩은 보고 싶기도, 생각나기도 한 사람 그러면서도 일부러 틈을 내어 만나기는 그런 사람과 우연히 자연스럽게 만나 한 잔의 막걸리와 소주로 별 부담없이 정을 나누면서 각박한 현실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나누는 소중한 공간이다. 없어져도 되는 그런 공간이 아닌 살려서 보존해야 하고 발전시켜야 할 서민문화의 자산이다.

재래시장 상인 또한 남이 아닌 우리와 똑같은 기득권에서 소외된 서민이라는 몸둥아리의 일부이고 그 중 상당수는 농사도 병행하고 있다. 그들이 설자리를 잃는 것은 우리들 서민의 설자리가 좁아짐을 의미한다.

‘순망치한(脣亡齒寒) 즉,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다’는 말은 옛날 춘추전국시대 강국의 침략을 받은 이웃나라를 도와주지 않으면 다음은 당신의 나라가 위험에 빠질거라는 한 유세객의 말에서 비롯되었는데 오늘 우리의 처지가 이러하다. 거대한 자본의 침탈에 의해 우리 서민의 일자리가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서민의 소득이 줄고 일자리가 줄면 사회복지 예산이 늘어나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부자들의 성실한 납세의식, 사치하지 않는 검소한 삶의 자세, 나눔정신에 의한 일자리 창출, 이익의 사회 환원이 담보되어야 하는데 대한민국 대표기업으로서 국민에게 긍지를 주고 사랑을 집중해서 받고 있는 삼성의 경우 4조원이 넘는 막대한 탈세를 하고(한겨레21 834호 보도) 정부는 부자들의 감세정책을 논의하는 중이다. 부자들의 감세는 가난한 자들에게서 더욱 쥐어짜내겠다는 말이 아닌가?

노자 77장 ‘천도편’을 보면 ‘천지도(天地道) 손유여이보부족(損有餘而補不足) 즉, 하늘의 도는 여유있는 사람에게서 덜어 부족한 사람에게 준다’ ‘인지도즉불연(人之道則不然) 손부족이봉유여(孫不足以奉有餘) 즉, 사람이 가는 길은 하늘의 뜻과 달라 부족한 사람에게서 덜어 여유있는 자에게 준다’.

힘을 가진 기득권층의 탐욕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민주주의를 하고 대통령은 서민의 표에 의해 정해지지만 가진 자들의 요구에 충실할 뿐 ‘손유여이보부족’은 못하고 안한다. 이유는 자본에 의해 정치가 생산되고 조종되고 여론이 왜곡되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손유여이보부족’의 천도를 실현하기 위해선 ‘민내천(民乃天) 즉, 백성이 곧 하늘’의 주체인 서민이 정치를 자본으로부터 회수해야 하고 이를 위해 서민은 작은 이해득실의 함정에서 벗어나 기득권의 여론 조작에 말려들지 않는 성숙한 정치의식으로 정치를 자본의 잔치가 아닌 우리 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도구로 인식해야 하며 끈끈한 서민공동체의식을 가져야 한다.

모든 서민이 재래시장을 이용하고 상인은 작은 차이를 극복하여 지혜를 만들고 행정 또한 그간에 보여줬던 긍정적 관심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희망을 만들자. 재래시장은 서민의 광장이다. 모든 서민과 상인, 행정이 합심하여 지혜를 모아 지켜내야 할 서민의 앞마당이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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