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7)/ “이중표현을 피하면 표현력이 좋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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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7)/ “이중표현을 피하면 표현력이 좋아져요”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16.02.1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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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우리말에는 흔히 ‘겹말(이중 표현)’로 불리는 게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검정색(검정)’, ‘LPG 가스(LPG)’, ‘약숫물(약수)’, ‘현미쌀(현미)’, ‘역전앞(역전)’, ‘당락 여부(당선 여부)’ 같은 말입니다. 괄호 안의 말이 올바른 표현입니다. 참고로 당락 여부가 잘못인 까닭은 당락은 ‘붙음과 떨어짐’이고, 여부는 ‘그러함과 그렇지 않음’으로 의미가 중복되므로 당선 여부의 잘못된 표현입니다.
이런 예는 정말 수도 없이 많습니다. 물론 이러한 겹말을 무조건 틀린 말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손수건’과 ‘축구공’에서 ‘손’과 ‘수(手:손 수)’, ‘구(球:공 구)’와 ‘공’은 의미가 겹칩니다. 그렇게 의미가 겹친다고 해서 ‘손수건’을 ‘수건’으로만 쓰고, ‘축구공’을 ‘축구’로만 쓰면 의미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또 ‘가(家)’와 ‘집’이 겹치는 ‘초가집’ ‘상갓집’ 등은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말이지요. 그렇다고 해도 겹말이 바른 언어사용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소리 없는 침묵’ 등과 같이 특별한 시적 허용이라면 또 모를까 말입니다.
또 흔히 쓰는 ‘결연을 맺다’는 또 어떻습니까? ‘결연(結緣)’의 결(結)은 ‘맺을 결’입니다. 따라서 ‘결연을 맺다’라고 하면 “인연 맺기를 맺었다”는 이상한 말꼴이 됩니다.
그러나 ‘결연을 맺다’가 이상한 표현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결연을 하다’ ‘인연을 만들다’ ‘인연을 맺다’ 등 더욱 다양한 표현을 쓰려는 마음이 들게 됩니다. 우리의 표현력이 훨씬 좋아지는 것이죠.
우리가 흔히 쓰는 ‘간단히 요약하다’, ‘결론을 맺다’, ‘과반수를 넘다(과반수 이상)’, ‘돈을 송금하다’, ‘만족감을 느끼다’, ‘방치해 두다’, ‘서로 상통하다’, ‘쓰이는 용도에 따라’, ‘이득을 얻고’, ‘친한 친구’ 의 이중 표현을 찬찬히 살펴보면 한자말 중 하나가 앞뒤의 순우리말과 똑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금방 알게 될 겁니다. 즉 이러한 겹말을 쓰지 않으려면 순우리말과 뜻이 같은 한자를 쓰지 않거나 순우리말을 다른 말로 바꾸면 됩니다.
예를 들어 ‘만족감(滿足感)을 느끼다’는 ‘감(感)’과 ‘느끼다’가 겹치는 말이니까 ‘만족(함)을 느끼다’나 ‘만족감을 얻다(나타내다, 누리다)’ 등으로 쓰면 되는 거지요. 이 예에서 보듯이 ‘이중 표현’을 쓰지 않으면 불편한 것이 아니라 표현력이 훨씬 좋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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