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동영’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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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동영’에 거는 기대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6.02.2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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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고향 순창은 저를 낳고 키워준 어머니입니다. 상처투성이인 아들을 보듬어 주신 제 고향 순창 복흥 답동리에 계시는 어르신들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엎드려 큰절을 올립니다. 저는 돌아온 탕자입니다. 성경말씀에 보면 누가복음에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중략) 상처를 치유해주신 그 아버지 그 아들, 마치 돌아온 탕자와 같은 정동영이 이 자리에 다시 설 수 있게 해주신 것은 저의 고향 전북 순창 복흥 어머님들 덕분입니다.” 정동영 향우가 지난 19일 복흥 비석마을에서 밝힌 정치재개선언 기자회견문 앞부분이다.

그는 정치재개 일성으로 “불평등 해소, 개성공단 부활, 국민의 눈물을 닦고 정권교체의 선봉에 서겠”다며 “국민의당을 통해서 호남정치를 부활시키겠”다고 했다. 그는 ‘국민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먹고 사는 것’이라며 ‘평화가 흔들리면 먹고 사는 게 힘들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국민이 어려울 때 기대야 할 곳은 정치’이고, ‘정치의 본질은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며 자신의 ‘정치적 모태인 전주에 가서 목소리 없는 사람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일한 만큼 보장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장관을 지냈다. 북핵 위기를 해결한 9ㆍ19 공동성명 타결, 이산가족 화상 상봉 시대 개막 등이 그가 장관 재임시절 이룬 성과들이다. 무엇보다 2005년말 개성공단 준공을 그의 최고의 업적이라고 평가하는 이들은 그를 ‘개성 동영’이라 부른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성공단을 폐쇄하자 그는 “정치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정치가 개성공단을 만들기도 하고 없애기도 한다”며 “정치가 사람을 살려야지, 삶의 터전을 파괴하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10개월여 동안 고향땅에 기거할 때 한 칼럼니스트가 “영패(영남패권주의)에 협력했다가 영패에 핍박받은 경험을 바탕으로, 영패를 넘어서는 ‘새로운’ 정치에 당신의 역량을 보태십시오. 저는 당신에게 대통령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통령이 되지 않고서도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은 많습니다”며 “당신이 있어야 할 곳은 정치권입니다. 한때 당신이 상처를 줬던 고향을 위해서, 그리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재건을 위해서 나오십시오”라는 권유도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19대 총선 이후 그는 정치생명마저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었다면 과도한 표현인가. 그러나 그의 개혁적 진보적 정치력은 멈추지 않았다. 용산ㆍ밀양ㆍ평택… 그는 노동, 환경, 통일 문제와 관련된 현장을 찾아 그들의 아픔을 공감했다. 많은 지지자들에게 그의 결심은 대단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가 보인 수많은 현장에서의 모습은 ‘구태’에서 벗어나려는 그의 진정성으로 비춰졌다. 그의 현장 중심 정치 행보는 진보진영의 작은 희망 중 하나였고 “지금의 정동영이라면 기대를 걸어도 좋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중도보수로 평가되는 국민의당에 입당하면서 “자신은 여전히 진보이며,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 국민의당에 입당한다”고 했다. 호평 못지않게 혹평이 쏟아진다. “정치적 신념없는 철새 정치인, 국회의원 배지에 눈먼 구태 정치인”이라는 비판이다. 혹독하다는 반론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국민의당 입당이 그의 진보적 정치력을 지지한 뭍사람들에게 혼란을 일으킨 것은 사실이다. 2012년 이후와 너무 다른, 그리고 2012년 이전으로 회귀한 듯한 모습에 실망해서 더 많은 비판을 쏟고 있다.

하지만 그가 쓴 2009년 반성문에서 “‘담대한 진보’의 길을 뚜벅뚜벅 걷겠습니다. 담대한 진보의 핵심은 ‘역동적 복지국가의 건설’입니다. 이것이 지금까지 저의 정치 역정을 차근차근 되새김질한 결과 찾아낸 결론이자 제2의 정치인생을 시작하겠다는 저 스스로와의 약속”이라는 글을 기억한다. 그리고 개성공단 건설을 주도했던 그에게 거는 기대는 각별하다. 호남정치 복원을 외치며 “호남정치는 이름 없는 사람이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라는 그의 선언에 거는 ‘목소리 없는 사람’의 바람을 꼭 실현해 주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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