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복음 선수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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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복음 선수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0.12.02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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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은 볼링 3관왕이에요"

 

 

 

 






  
▲ 금메달의 주인공 최복음 선수와 최용승·진선옥씨

땀 흘려 일하는 모든 사람들의 힘은 대부분 가족애로부터 시작된다. 저마다 숨겨진 가정사가 있기 마련이지만 여기 한 가정을 소개한다.

지난 달 27일 폐막된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최복음(24ㆍ광양시청) 선수가 볼링 3관왕을 차지했다. 마스터즈 예선 10번째 경기에서 최 선수는 아시안게임 역사상 남자 첫 퍼펙트 경기를 펼치며 최상의 기량을 선보였다. 그는 “선이 선명하게 보이는데다 투구 감각이 좋았다. 7~8번째 투구를 하면서 긴장이 많이 됐지만 하나님이 알아서 해줄 거라 믿고 공을 놓은 것이 만점으로 이어졌다”고 당시의 흥분을 전했다.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목에 걸고 금의환향한 최 선수를 반기는 사람은 누구보다도 그의 부모였다. 쌍치면 금성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최용승(52ㆍ쌍치 금성)목사 진선옥(49) 부부는 아들이 그렇게 커 보일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최 목사는 아들의 시작을 그렇게 회상하고 있다. “전남에서 부목사로 사역할 때 이따금 동료 목사와 볼링을 치러 다녔는데 어느 날 초등학교 5학년생인 복음이가 ‘나도 하고 싶다’고 해서 같이 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러다 어느 코치가 권유를 해서 시켰는데 시작한지 한 달 만에 도민체전에서 우승을 했다. 거짓말인 줄 알았더니 진짜더라”고.

그러나 정작 ‘본인의 의지ㆍ코치의 자질ㆍ부모의 재력’으로 이뤄진다는 운동의 3박자에서 최 목사 내외는 재력이 없었다. 한창 재정문제로 골머리를 앓을 때 그들에게 손을 내민 것은 다름 아닌 코치였다. 미국 프로볼러 출신인 김정보(국가대표팀ㆍ순천 팔마고 코치) 코치는 자신에게 당시 초등학교 5학년생인 최 선수를 맡길 것을 권유했다.

이후 최 선수는 중학생 때부터 외국으로 시합을 다니며 국제경기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그러나 최 목사 내외도 최 선수를 키우기 위해 많은 것을 감내해야 했다. 비싼 비행기 표와 선수활동비, 장비 등 재정적으로 힘들어도 밀어주고 나서 최 목사는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나중에 이를 알게 된 최 선수는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실업팀에 입단을 했다. 그리고 도하아시안 게임에서 은메달을 따며 담금질을 하더니 이번 광저우 대회에서는 3관왕을 차지했다. 병역혜택과 더불어 공헌도에 따라 체육연금도 받을 수 있게 됐다.

최 선수는 “부모님의 기대와 믿음을 잘 알고 있었다. 따끔한 충고도 많이 해줬고 고생하시는 모습 때문에 포기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다. 늦었지만 이제야 보답하게 됐다”고 말했다. 메달은 결국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최 선수 지도에 나선 코치와 전적으로 이들을 믿어준 부모 그리고 선수의 의지가 맞아 떨어진 합작품인 셈이다.

최 목사는 “공항에서 얼굴을 보는 순간 짠한 느낌이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아들과 손바닥을 마주치던 그 순간이 정말로 행복했다”며 소감을 전했다. 진선옥 씨는 “귀국 후 워낙 일이 많아 하룻밤 지내고 바로 올라갔다. 아들이 집에 오면 라면하고 김치만 찾는데 시간 내어 들리면 이보다 더 맛있는 음식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떨어져 지낸 세월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은 것은 바람일 뿐 드러낼 수 없는 부모의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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