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위안부 할머니가 직접 쓴 ‘나를 잊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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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위안부 할머니가 직접 쓴 ‘나를 잊으셨나요?’
  • 김향미 기자
  • 승인 2016.03.03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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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16년 2월 28일치

서울도서관 꿈새김판에 소녀상과 함께 걸어 …‘고난의 자화상’ 표현

 

‘나를 잊으셨나요?’
28일 서울광장과 마주한 서울도서관 외벽 꿈새김판(사진)에 ‘평화의 소녀상’ 이미지와 함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89)의 메시지가 걸렸다. ‘나를 잊으셨나요?’란 글귀는 길 할머니가 직접 쓴 필체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꿈새김판은 대형 글판(19m×8.5m)으로, 2013년부터 시민들의 순수 창작 글귀가 게시되고 있다. 이번에는 서울시가 제97주년 3·1절을 맞아 특별판을 제작했다. 담당 부서인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 직원들은 지난 23일 충정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를 찾아 길 할머니를 만났다. 한승철 서울시 소통전략팀장은 “길 할머니는 자신의 아픔에 대해 이야기한 뒤 서울시의 제안을 받아들여 흔쾌히 글을 써주셨다”고 말했다.
길 할머니는 의사의 권유로 1년 정도 서예를 배운 적이 있어 고운 필체를 선보였다. ‘나를 잊으셨나요?’란 메시지에는 지난해 말 할머니들의 뜻이 반영되지 않은 ‘한·일 정부간 위안부 합의’에 관한 할머니들의 안타까운 심경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환 서울시 시민소통담당관은 “평화의 소녀상과 역사의 산증인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메시지로 일제강점기 고난의 자화상을 표현하고, 그 시대 아픔을 현세대와 공유·공감하고자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길 할머니의 글씨와 함께 그려진 평화의 소녀상의 ‘거칠게 잘린 머리카락’은 가족과 고향의 품을 떠나 단절돼야 했던 아픔을, ‘어깨 위의 새’는 돌아가신 할머니들과 현재의 우리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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