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장수탕 선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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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장수탕 선녀님'
  • 박영신 다정다감회
  • 승인 2016.04.2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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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고도 외면하고 싶은 선녀님의 몸매와 요술

 

어스름 새벽녘 엄마 손을 잡고 아주 오래된 목욕탕으로 향하는 엄마와 덕지가 있다. 요구르트와 냉탕이 좋은 덕지가 냉탕에서 열심히 놀고 있는데 이상한 할머니가 나타났다. 날개옷을 잃어버려 냉탕 벽화 산속에서 살고 있는 선녀라고 소개한다.
냉탕에서 노는 법을 많이 알고 계신 선녀 할머니와 덕지는 폭포수 아래서 버티기, 바가지 타고 물장구치기, 탕 속에서 숨 참기, 할머니 등 타고 수영하기를 하며 논다. 모두들 맛나게 먹는 요구르트가 궁금한 선녀 할머니를 위해 덕지는 뜨거운 탕에서 꾹 참고 때를 밀 때도 눈물 나려는 것도 꾹꾹 참으며 요구르트를 받아 선녀 할머니께 드린다. 목이 조금 마른 것도 참는 덕지다. 다음에 또 할머니랑 놀고 싶다고 생각한다. 냉탕에서 너무 놀아 감기에 걸려 온몸이 후끈후끈 아파 잠이 깬 덕지에게 선녀 할머니가 나타나 덕지 이마를 만지며 “덕지야 요구릉 고맙다. 얼른 나아라” 다음 날 거짓말처럼 감기가 싹 나았다. “고마워요,

선녀 할머니!”

 

백희나 작가의 구름빵을 처음 봤을 때 깜짝 놀랐다.
‘와 이렇게도 표현 할 수 있구나.’
장수탕 선녀님을 보고 또 깜짝 놀랐다.
 ‘와 정말 어떻게 이렇게 표현 할 수 있을까?’
팥죽할멈과 호랑이에서 할머니가 눈밭에 서 있는 모습도 강렬했는데 정말 굉장한 작가다.
처음 장수탕 선녀님 표지를 보고는 좀 마음에 안 들었다. 너무 사실적 표현이라서?
아이들과 책을 보며 깔깔대고 화내고, 선녀님 뱃살이 딱 엄마 뱃살이라나? 아니라며 화도 내보지만 놀리는 게 더 재밌는 아이들이다.
선녀님 몸매를 아무리 할머니가 되셨다지만 저렇게까지 망가트리다니…. 나를 보는 듯 하여 더 민망하다. 할머니의 표정은 또 어떻고, 엄마의 표정, 덕지 표정 모두가 흔하게 볼 수 있는 미운 얼굴에 미운 표정 그대로.
하지만 전혀 싫지 않은 정감 가는 재미있는 모습이다. 작가의 탁월함이 또 돋보인다. 요구르트 하나 먹고 싶고 할머니의 따뜻한 요술도 부리고 싶다.

 

장수탕 선녀님’을 읽고 나눈 이야기

승원 : “어린 시절 가물거리는 기억 속에 외할머니와 갔던 여자 목욕탕, 남탕과는 사뭇 달랐던 구조였다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책 속의 인물들이 닥종이 공예라는 것이 놀랍다. 배경도 실재인지 미니어처인지 논란이 되고 있다. 그림책의 장점을 온전히 누려보려 미리 읽거나 찾아보지 않고 왔다. 지금은 아들과 같이 가는 목욕탕, 다음 명절에는 아버님 모시고 가고 싶다는 생각이 나중에 들었다.”

미심 : “2년 전에 읽은 책이다. 어린 시절 엄마와 다녔던 목욕탕의 기억은 들어가면 답답한 곳이었다. 지금은 냉온욕을 하고 있는데 햇살이도 곧잘 같이 한다. 등장인물들의 표정이 너무 재미있고, 생생하고, 진짜보다 더 진짜 같다. 덕지 눈에만 보이는 선녀님 귀여우시고, 감기 걸린 덕지의 파란 머리 궁금하고 좀 무섭기도. 사색이 되었다는 뜻일까?”

현정 : “전 백희나 작가님을 굉장히 좋아해요. 그래서 아이들 하고도 읽고 놀러가서도 읽고 남편이 찰흙으로 등장인물들 만들어서 놀기고 했어요. 그런데 사진이 없네요. 이상한 엄마도 사서 읽었어요. 덕지 꿈에 나타나 ‘덕지야 요구롱 고맙다’라고 말씀하시는 선녀님 너무 따뜻하고요, 답답함과 때밀이의 고통을 참고 받은 요구롱을 선녀님께 선뜻 내어놓는 덕지의 마음도 너무 아름답고요.” 

은미 : “어린 시절 저희 세 자매는 일요일 새벽 4시부터 8-9시까지 온전히 목욕탕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순서대로 엄마의 손길로 때를 밀고 목욕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춘기가 되면서 목욕탕을 멀리 했고, 어쩌면 그때부터 저의 낯가림이 시작된 것은 아닐는지. 하지만 그런 낯가림도 결국은 내 스스로 찾아서 깨야 하는 것은 아닐는지 싶군요. 옷을 모두 벗은 그림을 이리도 선정적이지 않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고, 그림책을 보면 볼수록 어린 시절 그림책이 없었던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그랬다면 많이 위로받을 수 있었을 텐데. 요즈음 새롭게 그림책의 깊이를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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