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12)/ 꽃은 ‘피고’ 담배는 ‘피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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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12)/ 꽃은 ‘피고’ 담배는 ‘피우고’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16.04.2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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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잘 틀리는 ‘피다’ / ‘피우다’ 구별해서 써야

담배와 관련 애연가들의 항변이 애처롭게 느껴질 때가 있다. ‘마음의 안정, 스트레스 완화’ 그들만의 행복추구권은 공공이익부적합, 보편화된 사회적공감대 앞에 금연구역 확대 정책에 떠밀려 급기야 협소한 흡연부스에 갇히는 처지가 돼버렸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담배, 바로잡아야 할 그릇된 언어습관도 있다.
‘담배를 피다’가 맞을까 ‘담배를 피우다’가 맞을까? ‘피다’는 자동사이므로 목적어, 다시 말해 ‘을/를’과 함께 어울릴 수 없으므로 분명 ‘피우다’가 옳은 표현이다.
우리말사전에서는 꽃봉오리 따위가/를 ‘벌어지다/벌어지게 하다’, 구름이나 안개 또는 연기 따위가/를 ‘커지다/커지게 하다’, 연탄이나 숯 따위에 불이/을 ‘일어나다/일어나게 하다’와 같이 ‘피우다’를 ‘피다’의 활용형으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적어도 ‘피다’라는 말과 담배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보면 된다.
‘피다’와 무관하게 두 가지 의미의 ‘피우다’가 있다. 첫째, 어떤 물질에 불을 붙여 연기를 빨아들였다가 내보내다. 예를 들면 담배를 피우다, 아편을 피우다 등이 있다.
둘째, 일부 명사와 함께 쓰여 그 명사가 뜻하는 행동이나 태도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재롱을 피우다, 바람을 피우다, 소란이나 어리광을 피우다 등의 표현에서 사용된다.
너무나 익숙해서 바로잡으려 할 때 일에서 어색해지는 표현들이 정말 많은 것 같다. ‘공공장소에서 담배 피면 안 됩니다’, ‘아무개가 바람 피다 들통 났다’, ‘소란 피다 쫓겨났다’ 등 분명 잘못 쓰인 말들이지만 어색함 없이 오히려 자연스럽게까지 느껴진다. 이는 ‘공공장소에서 담배 피우면 안 됩니다’, ‘아무개가 바람 피우다 들통 났다’, ‘소란 피우다 쫓겨났다’로 각각 고쳐야 맞다.
마무리도 담배에 관한 이야기를 할까 한다. 예상대로 2014년 지방선거 이후 슬그머니 담뱃값 2000원이 올랐다. 흡연자 감소, 국민건강증진 명분이었지만 실제로는 세수증가가 원래 속셈이었다. 안 그래도 가벼운 서민들의 지갑에서 꼬박꼬박 2000원을 빼내갔다. 증세는 않겠다던 정부가 한 듯 안한 듯 교묘한 꼼수를 통해 나라 곡간을 채운 셈이다.
총선이 끝났다. 여당참패의 원인을 두고 설왕설래 말이 많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다’와 ‘배신의 정치, 국민여러분이 선거로 심판해주십시오’ 각각 1년여 전, 여당 원내대표와 대통령 사이에 오갔던 발언들이다. 돌이켜보면 여당입장에서는 비극의 씨앗, 야권에서는 희망의 서막이 아니었겠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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