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13)/ 얼굴이 당겨요?(X) 땅겨요?(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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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13)/ 얼굴이 당겨요?(X) 땅겨요?(O)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16.05.1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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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달리다 / 딸리다 ‘일손이 달리고’, ‘화장실이 딸려 있고’

살다보면 순하고 담백한 음식도 좋지만 가끔은 맵고 자극적이며 톡 쏘고 감칠맛이 나는 음식이 생각날 때가 있다. 평상시 우리의 언어습관도 그렇다. 생각이나 감정 등을 보다 강하게 드러낼 때 된소리가 제격이다. 예를 들어 소주를 쏘주 때론 더 맛깔스럽게 쐬주로 말한다거나 ‘힘이 세다’에서 ‘세다’를 ‘쎄다’로 된소리를 적절히 섞어 표현하면 의미가 더 잘 전달되기도 한다. 
그러나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라는 말이 있다. 된소리로 자기 목소리만 돋보이려다보니 그릇된 맞춤법은 물론이고, 거칠면서 딱딱한 표현들이 늘고 있어 삭막하고 어두운 우리사회의 단면을 확인하게 되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식욕이 당기는 것인지 땅기는 것인지 아니면 댕기거나 땡기는 것인지 또 얼굴은 땅기는 건지 당기거나 댕기고 땡기는 건지 한마디로 혼동 그 자체다. 
‘당기다’와 ‘땅기다’, ‘댕기다’는 헷갈리기 쉽다. 흔히 “얼굴이 당겨요”, “피부가 당겨요”와 같이 말하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이럴 때는 ‘땅기다’가 맞다. ‘땅기다’는 피부나 근육의 힘줄이 ‘몹시 단단하고 팽팽하게 되다’는 뜻으로 “피부가 건조해지고 얼굴이 땅겨요”, “수술한 부위가 몹시 땅겨요”, “상처가 땅겨서 아파요”와 같이 쓴다.
그 외의 것들은 대부분 ‘당기다’라고 생각하면 쉽다. ‘당기다’는 ‘마음이 끌리다, 입맛이 돋우어지다, 힘을 주어 가까이 오게 하다, 시간을 앞으로 옮기다’ 등 다양한 뜻이 있다. “입맛이 당기니 살을 뺄 수가 없네요”, “방아쇠를 당겼다”, “결혼 날짜를 당겼다”, “돈을 당겨쓰다”와 같이 사용하면 된다. 흔히 ‘당기다’를 강조한 표현이 ‘땅기다’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는 잘못이다.
‘댕기다’는 불과 관련하여 쓰인다. ‘불이 옮아 붙다. 불을 옮아 붙게 하다’는 뜻을 갖고 있다. 담배에 불을 붙일 때에는 ‘담배에 불을 댕기다’라고 하는 것이 맞다.
이와 같이 예사소리와 된소리 사이에서 헷갈리기 쉬운 말 중에 ‘달리다’와 ‘딸리다’가 있다. ‘달리다’는 재물이나 기술, 힘 따위가 모자랄 때 쓰는 말인데 이를 ‘딸리다’로 쓰는 경우가 많다. ‘기운이 딸리다’가 아니라 ‘기운이 달리다’, ‘일손이 딸리다’가 아니라 ‘일손이 달리다’가 맞다. ‘딸리다’는 ‘어떤 것에 매이거나 붙어 있는 것’을 말한다. ‘화장실이 딸려 있는 방’ ‘식구가 다섯이나 딸려 있다’와 같이 쓴다. “딸린 식구가 많으니 힘이 달리네요”라고 기억하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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