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의 독점이 남긴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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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의 독점이 남긴 ‘오류’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6.05.19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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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 순창군 순창읍 ○○회관에서 농업인회관 건립기금 마련을 위한 일일주점 행사를 펼쳤다. 6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순창군(농업경영인)연합회는 회원들의 사기와 참여의식, 지역농업 발전과 문화 복지 증진을 위한 농업인회관 건립을 위해 자체기금을 마련하고, 지방비 등 내년도 예산을 확보, 같은 해 완공을 목표로 회원들의 단합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회관이 완공되면 순창군 내 농업경영인연합회와 농촌지도자회, 생활개선회, 4-H연맹 등이 입주하게 될 예정으로 상호 단체간 농업정보 교류의 장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또 농자재전시판매장, 예식장, 농특산물전시판매장 등이 들어서 순창군 농특산물을 전국에 홍보하는 한편 판매를 가속화 해 농민들의 소득을 높여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 순창군연합회장은 ‘지역 농민단체간 연대와 공감대 형성 등에 있어서도 농업인회관 건립은 필연이다’고 강조했다.” <2002.07.29 한국농어민신문>

# 국비와 군비(11억원)을 지원받아 지어진 농업인회관이 결국 공매(4억6255만원)를 통해 개인에게 소유권이 넘어갔다. 이와 함께 회관 건립과 운영에 참여했던 전직 관련단체 간부가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입건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을 받아 건립된 농업인회관은 10년 내에는 매매할 수 없음에도 개인 간 매매가 성립된 배경에는 감독청인 순창군이 알고도 이를 묵인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특히 그동안 농업인회관과 관련해 농협에서 담보대출, 공사대금 집행과정의 투명성 결여, 부실시공 논란, 건립목적과 달리 운영된 식당과 결혼예식장의 임대수익금 사용처 등을 둘러싸고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2013.01.31. 전라일보>

2002년 7월 농업인회관 건축추진위원장과 2016년 5월 순창군이 선정한 대형음식점 시설개선사업 보조금 지원 대상자는 같은 사람이다. 그는 2004년 “지역농업 발전의 선도적 역할 수행”을 다짐하며 농업인회관 기공식을 거창하게 치르고, 2005년 2월 본관 건물에 13억569만3천원을 투입했다고 정산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2007년도 전라북도 감사에서 보조금 11억 가운데 일부가 유용됐다고 지적됐고, 2008년 순창군은 보조금 반환 통보와 함께 농업인회관을 압류했다. 이로 인해 농업경영인 회원 간 갈등ㆍ다툼, 보조금 유용ㆍ횡령 혐의 및 회수 관련 소송이 이어졌고 군내 최대 규모였던 농업경영인회는 사실상 ‘식물 단체’가 됐다. 결국 2013년 5월 농업인회관은 공매를 통해 제3자에게 넘어갔다. 하지만 그 전부터 지금까지 그 건물 사용자는 이 건물 건축추진위원장인 그다.
2004년 신축자금 11억, 2016년 시설개선자금 6000만원, 보조금은 ‘눈먼 돈’이라 가는 길만 찾아다닌다. “보조금을 누가 타가는 줄 아세요? 경쟁력 있는 농민이요? 천만에요. 시ㆍ군청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면서 로비하는 사람들이 다 가져가요. 사업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사람은 시청이나 군청에 갈 시간이 없어 보조금을 못 받고, 소수 ‘특권층’에만 보조금이 집중 배정되는 심각한 불공정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는 말이에요.” 2012년 3월, ○○도지사가 지역 언론사와 가진 대담 내용이다. 실제로 지방재정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민간보조금을 ‘눈먼 돈’이라고 인식하는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다. 더구나 중복ㆍ편법 지원 등으로 인해 정작 보조금이 필요한 단체나 주민은 신청 기회조차도 얻지 못하는 실정이다. 중앙정부는 이러한 실태를 파악하고 관련 법규 개정, 취급기준 강화 등 여러 조치를 취해 하달하지만 일선의 변화는 뚜렷해 보이지 않는다.
이번 순창군의 대형음식점 시설개선사업 보조금 대상자 선정과정도 마찬가지다. 군청 담당은 “음식점을 운영하며 보조금을 지원받은 사실이 없어 (농업인회관 보조금 부실 관련) 과거 사항은 감안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전한다. 담당 공무원의 ‘대단한 합리와 엄정한 기준’에 동의하더라도 군민의 정서와는 매우 동떨어져 보인다. 행정은 시중의 얘기에도 귀 기우려야 한다. “큰 보조금은 사전 내락 없이는 꿈도 못 꾼다. 최고 실력자와 연결된 막후 실력자가 도와야 가능하다.”, “나는 찍혀서 화장실 한 칸 질 돈도 지원대상이 아니라고 하더라” 읍내 한 식당 주인의 푸념 반 원성 반 볼멘소리다. 군수가 모두 결정할 수 는 없다. 그래서 공무원의 보좌는 중요하다. 또 군수 지근거리에 있는 실세(?)들이 무슨 생각으로 어떤 얘기를 하는지는 아주 중요하다. 행여 군수 주변에 사욕에 눈멀고 도덕적 해이에 찌든 이가 있어 잘못된 정보와 조작된 여론을 전하고 있지는 않은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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