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세상서 가장 슬픈 축가 ‘임을 위한 행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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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세상서 가장 슬픈 축가 ‘임을 위한 행진곡’
  • 정대하 기자
  • 승인 2016.05.19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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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16년 5월 16일치 

 

5·18민주화운동 36돌 기념식을 앞두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가 2014년 이 노래의 제작 배경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유시시(UCC) ‘어느 결혼식’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4분47초 분량의 이 동영상은 1982년 2월20일에 열린 한 결혼식에 사람들을 초대하는 자막으로 시작된다. 이어 결혼식의 주인공인 신랑 윤상원은 1980년 5월27일 사망했고, 신부 박기순은 1978년 세상을 떴다는 소식을 전한다. 5·18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전남도청에서 계엄군에 맞서 싸우다가 세상을 떠난 윤상원과 노동자의 누이 박기순(전남대 역사교육학과)의 영혼 결혼식은 ‘가장 아름답고 슬픈 결혼식’이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영혼 결혼식 두 달 뒤인 1982년 4월께 만들어졌다. 소설가 황석영씨와 광주의 문화운동가, 전남대생 김종률씨 등이 만든 노래극 <빛의 결혼식>에 마지막 합창곡으로 실렸다. 유시시엔 노동자 야학인 들불야학을 창립했던 박기순과 들불야학 교사였던 윤상원의 생전 모습, 들불야학 학생들과의 추억을 담은 사진이 나온다. ‘임을 위한 행진곡’ 악보 원본 등 생생한 자료도 소개된다.
이 노래는 프랑스 혁명 과정에서 만들어진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처럼 5·18뿐 아니라 민주화를 상징하는 노래가 됐다. 국내뿐만 아니라 홍콩·대만·타이·티베트·미얀마·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도 이 노래가 불리고 있다. 정근식 서울대 교수(사회학과)는 지난 13일 전남대 5·18연구소 주최로 열리는 ‘5·18 민중항쟁 36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국내 사회 운동의 영향을 받았던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는 원래 곡에 자신들의 학생·노동·주민운동 맥락에 따라 번안된 가사를 결합시키는 방식으로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홍콩에서는 지난 1982년 학생운동과 관련된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전파돼 ‘애적 정전’이라는 제목으로 만들어졌고, 대만에서는 지난 1988년 한국에 다녀간 노동자를 통해 전파됐다고 했다.
정부는 1997년부터 2008년까지 공식 기념식에서 제창됐던 이 노래를 2009년부터 제창을 금지해 왔다. 국가보훈처는 16일 올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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