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두꺼비, 외로움 잊게 만든 특별한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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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두꺼비, 외로움 잊게 만든 특별한 존재
  • 정은주 다감 회원
  • 승인 2016.06.0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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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다감이 읽은 책 「화장실에 사는 두꺼비」 김리리 글 ㆍ오정택 그림ㆍ문학동네어린이

「화장실에 사는 두꺼비」를 쓴 김리리 작가는 1974년에 태어나 중앙대학교 아동복지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어린이문학」을 통해 등단하여 어린이 책을 쓰고 있는 작가이다. 이 책의 앞표지에 작가가 소개하는 말을 보면 아이들에게 이야기 하듯 편하게 다가가려고 하는 작가의 마음이 드러나 있다. 도서관이나 평생교육원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작가 중 한 사람인데 작가는 아이들에게 세 가지의 꿈에 대해 이야기 한단다. 첫째, 내가 좋아하는 것, 둘째, 내가 잘하는 것, 셋째, 다른 사람을 도와 줄 수 있는 것. 다시 말해 “내가 잘하는 것을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걸 꾸준히 하면 내가 좋아하는 일에서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최고의 삶”이라 강조한다. 이런 신념을 가진 작가가 쓴 책이라면 우리 아이들에게도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작가가 쓴 다른 책들도 궁금해졌다. 과연 나는 과연 그런 부모가 될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주인공 준영이는 화장실에 있다. 화장실은 우리에게 대소변을 해결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가족과 친구와의 관계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공간으로 쉼의 공간이다. 책도 읽고 핸드폰도 하고 멍하니 앉아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준영이는 변비 때문에 가기 싫은 화장실에 오래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두꺼비를 만나고부터는 화장실이 놀이의 장소, 쉼의 장소, 고민해결의 장소가 된다. 한번 들은걸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는 특별한 재주를 가진 준영이는 수챗구멍에서 “꾸루룩” 소리를 듣고 똑같이 “꾸루룩 꾸루룩” 따라하게 된다. 그 소리를 들은 두꺼비는 자기를 부르는 줄 알고 수챗구멍에서 나와 준영이와 만나게 된다. 툴툴거리고 괴팍스러운 두꺼비는 준영이에게 부르지 말라고 하고 다시 수챗구멍으로 사라져 버린다.

우리나라에서 두꺼비는 복을 의미한다. 떡두꺼비 같은 자식을 낳으라거나 꿈에서 두꺼비를 보면 ‘길몽’이라 하고 금도 두꺼비 모양을 하고 있는 것 등이 그렇다. 전래동화 콩쥐팥쥐에서도 두꺼비가 도움을 주는 동물로 나온다. 두꺼비는 행운을 가져다주고 자신의 고민과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게 만드는 기회를 주는 동물로 표현된다. 이 책의 작가도 그래서 많은 동물 가운데서도 두꺼비를 선택했을까.

롭다. 준영은 자신의 고민을 속 시원히 털어놓을 친구도 없다. 한 푼이라도 더 벌어 큰집으로 이사하고 준영을 학원에 더 보낼 궁리를 하는 부모님과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담임선생님이 준영을 더욱 외롭게 한다. 변비도 그 때문에 생겼다. 변비는 신체적인 병이기도 하지만 준영이가 사회에서 원활히 소통하지 못하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느 날 만난 두꺼비로 인해 변비와 함께 외로움도 사라졌다. 행운으로 다가왔던 두꺼비를 엄마에게 보여주려던 찰나, 엄마는 변기에 물을 내리고 만다. 그로 인해 준영은 다시 변비가 생기게 되지만 두꺼비를 되찾기 위해 스스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아이로 변해간다. 열등감에 휩싸여 있던 준영은 용기와 자신감은 다른 이가 만들어 주는 게 아니라 바로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동시에 두꺼비가 다시 찾아온다.
사실 두꺼비는 준영이가 만들어낸 환상 혹은 준영이의 똥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위축되어 있던 준영이가 조금은 괴팍하지만 재미있는 두꺼비를 친구로 만나 웃음을 되찾고 자발적으로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 하고 엄마에게 편안하게 자신의 느낌을 이야기할 힘을 얻게 되는 과정은 이 책에서 작가가 이야기 하고 싶은 메시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며 준영이가 지금의 우리의 아이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아니 나의 아이들. 참 부끄러웠다.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자. 그리고 주문을 외워보자. 우리의 고단한 삶을 조금은 덜 팍팍하게 도와줄 두꺼비가 우리 집에도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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