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를 통해 들여다보는 우리의 삶
상태바
개미를 통해 들여다보는 우리의 삶
  • 유현정 다감 회원
  • 승인 2016.06.23 14: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정다감이 읽은 책 「잔디숲 속의 이쁜이」이원수 글ㆍ이상권 그림 / 웅진주니어

나의 어릴 적 꿈은 거창하게도 작가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선생님의 칭찬에 정말 글을 잘 쓰는 줄 알았다. 우리 엄마의 “글쟁이는 굶어죽는다”는 말씀에 바로 그 꿈을 접었지만, 다행이라 생각한다. 요즘 다감에서 함께 읽는 책들을 읽으며 감히 나는 생각할 수 없는 그 상상력에 감동하며 또 감동하며 내가 글쟁이가 되었다면 정말 굶어 죽었으리라.
상상력을 논하자니, 이번에 함께 읽게 된 ‘잔디숲 속의 이쁜이’가 갑이라 생각이 든다. 그 작은 생명체인 개미를 소재로 사람의 생각과 생활은 물론이거니와 희로애락과 철학까지 담아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울 일이다.

이 책은 1971년부터 73년까지 ‘카톨릭 소년지’에 연재했던 장편동화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야기의 말투가 조금은 어색하고 촌스러운 느낌이 있다. ‘이쁜이’라는 이름도 그렇다.
‘이쁜이’라는 일개미는 단지 조금 늦잠을 자려다가 반장에게 걸려 혼쭐이 난다. 그리고 그런 삶이 싫어서 무리에서 도망치며, 스스로 자유를 찾아 떠나 독립한다. 하루하루의 삶을 살아가며 혼자서는 결코 쉽지 않다는 것과 옳고 그름의 선택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특히 ‘이쁜이’의 삶에서 만나는 개미들은 우리 삶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캐릭터들이어서 많은 공감이 간다. 그저 주어진 일에 생각 없이 일만 하는 일개미들, 겁쟁이에서 점점 책임감이 강해지는 똘똘이,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한 일개미 반장, 뻔뻔스러운 식객, 친절을 가장한 ‘약쟁이’ 청년들, 최근에 우리가 정말 많이 보는 야비한 미니, 그리고 지혜로서 옳고 그름을 가르치는 철학자 할아버지. 어쩌면 우리 인생에서 한 번쯤은 마주친 사람이거나 또는 나의 일상의 모습은 아닐까?
또한 전쟁으로 겪는 삶과 죽음의 의미, 전쟁의 결과로 서로가 서로에게 분노를 품고, 미움을 품으며, 그들의 죽음에 냉정한 모습은 평소 우리들의 북한에 대한 마음과 흡사한 것 같다. 전쟁의 상처로 아직도 북한을 적으로 생각하여 사람에 대한 동정보다 그들이 배곯아 죽어도 남의 일이라는 생각일 뿐인, 그들의 생명까지 돌아 볼 마음의 여유조차 없는 나의 모습도 돌아보게 된다. 
이야기의 마지막은 ‘이쁜이’는 똘똘이와 결혼하여 여왕개미가 되고 아기를 많이 낳는다. 그리하여 새로운 나라가 만들어진다. ‘이쁜이’와 똘똘이는 자신들의 경험을 통하여 즐겁게 일하며 정답게 살아가는 나라를 만들고자 한다. 여기서 ‘이쁜이’가 똘똘이에게 당부하는 이야기는 그 시대는 물론이거니와 현재 우리나라의 지도자들이 꼭 들어야 할 이야기가 아닐까?
195쪽. “그렇지만 지휘자가 되고 나면 곧잘 마음이 변하는 수가 있다지 않아? 우리는 절대 마음이 변해선 안 돼. 모두가 서로 사랑하고 도우면 산다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이겠어?” 요즘은 이런 지도자가 필요한데 말이다.
발제를 마무리 하며 이런 엉뚱한 생각도 해본다. 우리가 개미를 들여다보듯, 어떤 거대한 존재가 우리의 삶을 들여다보고 있다면 어떨까?우리들의 삶도 저 위에서 본다면 그저 아옹다옹 목적 없이 달리는 일개미의 삶과 다를 것이 없지 않을까?
남들보다 잘 살기 위해서 앞도 뒤도 보지 않고 달리고 있다면 숨 한번 크게 쉬고 이 말을 기억하자.
“잘 살아가는 데는 두 가지 알아 두어야 할 것이 있다. 그 하나는 재주요, 또 하는 옳은 마음이란다.”
혼자서 잘 사는 것 보다 함께 잘 사는 것이, 함께 옳은 마음을 품어야 하는 것이 가장 필요한 때 인 것 같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