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불친절에 ‘주민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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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불친절에 ‘주민 뿔났다’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6.06.3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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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 고쳐달라 했을 뿐인데’ 껌 씹는 민원창구 직원ㆍ눈 마주쳐도 인사 없어 ‘눈살’

▲지난 27일 오후 8시경, 가로등이 작동하지 않아 컴컴한 동계 체재형 관광농원 안길.
일부 공무원들의 불친절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일부 민원 담당 직원이 기관을 찾아온 주민들에게 따지는 듯 되묻고 퉁명한 응대로 민원인들을 불쾌하게 한다는 것. 
주민 김아무개 씨는 군청 민원실 불친절을 지적했다. 김 씨는 “민원실에 가면 인사는 커녕 쳐다보기만 한다. 심지어 껌 씹는 이도 있다. 하도 어이가 없어 이름표까지 확인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 정아무개 씨는 의료원에 갔다가 불쾌함을 겪었다. 정 씨는 “의료원에 치료를 받으러 갔는데 접수대에 있는 직원 누구하나도 인사를 하지 않더라. 바쁜가보다 싶어 접수를 하려고 먼저 인사를 했는데 듣는 체도 안 하더라. 너무 불쾌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주민 강아무개 씨는 군에 사업을 신청하러 갔다가 모욕감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업을 신청하는 부서 담당자에게 사정을 설명했더니 퉁명스럽게 서류를 작성하라고 하더라. 앉으라는 소리조차 없어 서서 서류를 작성했다. 작성하면서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자존심이 상했다”며 “부서에 들어설 때도 인사하는 사람 하나 없었다. 기본적으로 군청이나 공공기관에서 직원 외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면 민원인이라 생각하고 인사는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렇다. 민원인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 관공서에 가보면 들어서는 순간 민망할 정도로 인사를 한다. 그렇게까지 하는 걸 원하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민원인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는 취해야 하지 않나. 인사 하는 것이 귀찮다는 생각보다 서로 다정한 인사를 통해 본인의 인격을 높인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며 “주변에서 공무원들 불친절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행여 그런 얘길 했다는 것이 알려지면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다들 쉬쉬한다. 지역에서 서로 챙기고 서로 먼저 인사하는 분위기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귀례 민원과장은 “그런 얘기가 들려서 교육하고 있는데 공무원들이 업무가 많아 (주민 응대를)간과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공무원들이 정말 일을 많이 한다”며 “교육을 더 하겠지만 민원인들도 어떤 업무로 왔는지 직원들에게 먼저 말을 걸고 다가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아무개 씨는 지난 4월 15일, 동계면 장군목길 ‘농촌지역 체재형 가족농원’에 입주했다. 그는 입주 후, 집 앞 설치된 가로등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4월 28일 군청 누리집(홈페이지) ‘군수에게 바란다’ 란에 ‘존경하는 군수님께’라는 제목으로 가로등 정비를 희망하는 글을 남겼다.
그는 “바로 윗집 가로등은 정상적으로 들어오고 아랫집은 전신주 밑에서 매일같이 스위치를 직접 올린다. 그래서 나도 직접 스위치를 올렸는데 할 짓이 못 된다. 비 오면 가서 봐야하고 똥개 훈련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가로등 켜는 곳이 어디 있겠냐. 그래서 민원을 한번 제기했다. 그랬더니 담당자가 엄청 화를 내는 것이다. 본인한테 말을 하지 왜 글을 올렸냐는 것”이라며 “그 후에 고쳤다고 불이 들어왔는데 2~3일 만에 고장이 났다. 그래서 전화를 해 ‘왜 불 안 들어옵니까?’라고 물었더니 ‘안 들어와요? 그래요? 알았어요’ 상당히 퉁명스럽게 대답을 했다. 그 후 담당자가 센서(감지기)가 고장 나서 수리를 맡겼으니 밑에 집처럼 스위치로 일단 켜라는 것이다. 그 후로 15일이 지나고 다시 전화를 해서 ‘뭐하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나, 어디다 맡기셨냐. 새 것으로 교체해주고 헌 것 고쳐서 다른 곳에 쓰면 되지’라고 했더니 왜 반말 하냐고 하더라. 나도 그날은 반말을 하긴 했는데 상대방도 반말을 했었다. 그래서 그동안 통화도 별로 하고 싶지 않았다. 통보가 없다 물어보면 퉁명스럽게 대답만 할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황 씨는 지난 23일부터 ‘군수에게 바란다’에 ‘군수님께 실망을 넘어 분노로’라는 제목으로 매일 글을 올리고 있다.
황 씨는 “희한한 곳이다. 지역적으로도 오지지만 (공무원) 마인드 자체가 오지다. 도시하고 전혀 다르다. 민원을 올리면 엄청 싫어한다. 군수한테 직접 올렸다고 해서 반응이 오는 것도 아니고, 밑에 있는 담당자는 엄청 싫어하더라. 정말 웃기는 곳”이라며 “가로등 하나에 참 조잔한 사람이 돼버렸다. 가로등으로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고 분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대해 지난 28일 농업기술센터 담당자는 “민원인을 기분 나쁘게 할 의도는 전혀 없었지만 저의 대화하는 스킬이 부족해 그렇게 들렸다면 정말 죄송하다”며 “현장에 가서 확인해 보니 분명 가로등 때문에 불편한 부분이 있었고, 한번 고쳤는데 문제가 다시 생겨 전체적인 정비가 필요한 것 아닌지 파악이 필요했다. 최근 한 전기 사업자에게 의외로 간단한 문제라는 얘기를 듣고 일단 오늘 현장에 가서 고친 후 민원인을 만나려고 한다. 고치지도 못하고 만나면 드릴 말씀이 없을 것 같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어제 계장님이 민원인을 만나고 오셨는데 어떤 점에서 기분이 나쁘셨는지 얘기를 들었다. 민원처리과정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관리가 부족했던 점에 대해서는 잘못된 점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오늘 찾아가 가로등도 보수를 하고 잘못됐던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사과를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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