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도외시하는 행정은 실정으로 집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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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도외시하는 행정은 실정으로 집합된다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6.07.0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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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톨게이트 옮기고 대형차량 드나들며 사람 불안하게 하고 차량 정체 일으켜 심난하고 울화통 터지는데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유분수지 느닷없이 도로 중앙 막으면… 사람 먹고 사는 방법도 중요한데, 한마디 상의 없이 길 막으면서 무슨 생명과 안전을 운운해… 하나보면 열 알아, 허는 짓 하고는… 입 두었다가 흉년에 죽 쑤어 먹을까봐서. 말 할 줄 몰라서 안 하는 줄 아나. 말만 주민위한 행정이지, 무슨 주민? 업자 주민? 있는 놈 주민? 택도 없어… 지 돈 같으면 그렇게 함부로 써? 지 집이 바로 옆이면 그런 허가 내눠? 기가 차. 말문이 막혀. 흉한 놈의 세상. 지들 마음대로 다 하면서. 지들 고생만 앞 세워. 동네사람 잘 모른다고, 말 안 통한다고 쓰리쓸적 처리한 일이 잘 되는 것 봤어. 내중에는 다 밝혀져… 하늘 무서운 줄 알어야지” 한 어르신의 푸념이 예사롭지 않다.

순창읍을 관통하는 중앙로 도심구간에 설치한 (도심형) 중앙분리대를 놓고 말이 많다.
장맛비가 오락가락 하던 지난 4일 이른 아침, 중앙로 중앙분리대 설치 공사가 시작됐다. 상가 상인 몇몇은 “사전 상의도 예고도 없이 밀어붙이듯 강행하는 전형적인 밀실 탁상 행정”이라며 크게 반발하며 공사를 중단시켰다. 주민들은 최근 고속도로 나들목 이전으로 통행 차량이 급증했으나 대형차량 통행 제한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앙분리대를 설치하는 것은 주민을 무시하는 행정이라고 비난했다.

더구나 “(중앙분리대 설치 관련) 객관적인 자료는 받지도 못했고 요청하지도 않았다”며 “단 한 건의 사고라도 예방이 되면 꾸준히 설치해야 한다”는 행정 담당자와 “미리 고지했으면 설치할 때까지 민원이 얼마나 많았겠냐”는 경찰 담당자의 설명과 인식이 놀랍다. <열린순창>은 이러한 공직자들의 인식에 대해 “주민생활과 밀접하게 관련 있는 사안이지만 사전에 알려지면 민원이 들어올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에 고지하지 않았고, 주민들에게 일일이 알리면 군정에 걸림돌이 될 수 있으니 일부러 알리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어 또 다른 논란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군은 거센 민원에 막히자 중앙로에 수개의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방법으로 주민 여론을 잠재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땜질’식 행정은 당장은 성과로 간주되나 예산낭비, 주민불편, 대형사고로 이어 질 수 있다. 혹 행정 담당자가 “주민들의 의식이 낮아 시설물 설치 등 물리적인 방법으로 제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는 인식 소유자라면 매우 심각해하다. 자치시대에 일선 공무원이 밑바닥 주민 여론을 도외시하고 자신의 판단에 따라 언 발에 오줌 누는 식의 행태를 반복하면 그 원성은 자치단체장의 실정(失政)으로 집합된다.

정부는 수년전부터 중앙선 침범 및 무단횡단 예방을 위해 도심형 중앙분리대를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그 기준이 모호해 2012년 ‘한국도로학회’는 ‘교통안전을 고려한 도심형 중앙분리대 설치기준 마련에 관한 연구’를 통해 “현재 중앙선 위에 시선 유도봉이나 도심형 중앙분리대를 설치하는 것은 운전자 실수에 의한 중앙선 침범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시설물 파손의 가능성이 높아 중앙선 위에는 표지병 이외의 시설물 설치를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었다. 차량 불법유턴, 보행자 무단횡단 사고를 줄이고자 설치하는 도심형 중앙분리대는 강한 방호기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차량과 충돌 후 파손되어 부재이탈이 발생하게 되면 2차사고 등을 일으켜 교통안전에 부(-)의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증가에 따른 편의성과 함께 불편과 위험도 점점 많아진고 있다. 따라서 행정은 보다 꼼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통제를 강화하고 시설물만 늘리기 보다는 도심지 건축물 인ㆍ허가시 교통문제와 관련한 사항은 정실에 영향은 받고 있지 않은지 또, 도심지 건물 부설주차장은 잘 운용되고 있는지 수시 점검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 눈에 보이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 감춰진 일을 잘하고 있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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