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심치복/ 속마음을 모두 보여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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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심치복/ 속마음을 모두 보여주니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6.07.0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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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추 推 마음 심 心 둘 치 置 배 복 腹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133

《후한서ㆍ광무제기(後漢書ㆍ光武帝紀)》에 나온다. 항자경상어왈, 소왕추적심치인복중, 안덕불투사호(降者更相語曰, 蕭王推赤心置人腹中,安得不投死乎) : 항복한 자들이 다투어 말하기를, ‘소왕은 성의껏 사람을 대하며 자신의 속마음을 사람들에게 내어주니, 어찌 목숨을 걸고 싸우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야심만만하던 왕망(王莽)이 마침내 서한(西漢, BC206-25)을 찬탈하여 황제가 되었다. 황제에 오른 지 15년이 지났으나 그의 개혁정치는 실패하였다. 이에 천하호걸들이 여기저기에서 들고 일어나기 시작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유수(劉秀)의 병력이 제일 강하여 다른 무리들을 물리치고 마지막에는 곤양(昆陽)에서 왕망을 철저히 격파하여 마침내 황제에 오르게 되었다. 이 사람이 바로 동한(東漢, 25-220) 광무제(光武帝)이다.
유수는 한(漢)왕실의 후예로서 병력을 잘 이끌 뿐만 아니라 사람을 대할 때도 성심성의껏 예의를 갖춰 대하였으므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심을 얻게 되었다. 당시 천자로 옹립되어 있던 유현(劉玄)이 유수의 전공을 치하하며 소왕(簫王)에 봉하였다.
당시 북방지역에 농민들로 구성된 동마군(銅馬軍)이 가장 강대한 세력을 떨치고 있어 유현의 마음을 늘 불안하게 하였다. 이에 유수가 주동적으로 군사를 이끌고 동마군을 격파하였는데 도망을 가려는 자는 가도록 놓아주고 항복하는 자는 받아주는 온정을 베풀었다.
유수는 투항해 온 동마군을 원래의 부대 편제대로 두고 원래의 장군들이 그 부대를 통솔하게 하였다. 그러나 투항해 온 장군과 병사들은 유수가 거짓으로 자기들을 위무(慰撫)하느라 그렇게 하는 게 아닌가 하고 의심하여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유수가 이들의 불안을 알아채고 병사들에게 진영으로 돌아가게 한 후, 자기는 무장도 하지 않은 채 몇 명의 호위병만을 데리고 말을 타고 동마군을 순시하면서 자기가 그들을 의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성의를 다하여 신임하고 있음을 나타앴었다. 동마군의 장병들은 유수가 자기들을 전혀 경계하지 않고 자기 사람 대하듯 하며 신임하니 모두 감동하여 안심하는 마음이 되어 말했다.
“소왕이 이처럼 성심을 다해 대하니 우리 모두가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어찌 그를 위해 목숨을 바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후 동마군이 성심을 다해 유수에게 충성하니 황제에 오르는데 큰 힘이 되었다.     
 ‘내 심장을 남의 뱃속에 넣어 둔다’는 말로, 남을 믿고 성의를 가지고 교제함을 비유한 말이다. 훗날 사람들은 이 성어로 상하 간이나 동료 간에 남을 믿고 성의를 가지고 대하거나 교제하는 것을 비유하는데 사용하였다.
이와 유사한 성어로 촉슬담심(促膝談心)이 있다. ‘무릎을 맞대고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하다’ 는 뜻이다. 우리도 흔히 쓰는 성어로 서로 간과 쓸개를 꺼내 보인다는 간담상조(肝膽相照)는 ‘상호간에 진심을 터놓고 격의 없이 사귀다. 마음이 잘 맞는 절친한 사이로 서로 진심을 터놓고 대하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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