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154) 법의 정신과 검사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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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154) 법의 정신과 검사의 죽음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6.07.2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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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선약수 수선리만물이부쟁 처중인지소오 고기어도(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다투지 않고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곳인 아래를 향해 감으로 도에 가깝다. <노자 상편 8>

물은 생명의 근간이다. 수분은 성인남성의 60% 여성의 55% 신생아의 75% 노인 체중의 50%를 차지하고 20%가 탈수되면 죽게 된다. 물은 유연하여 고집부리지 않는다. 막히면 기다려 함께 가며 아래를 지향하여 가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산위의 구름이 되어 비를 내리기도 한다.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는 것은 자기를 고집하지 않고 낮은 곳을 지향하기 때문이며, 산보다 높이 오를 수 있지만 낮은 곳을 택하여 흐르기 때문에 도에 가깝다 하는 것이다. 도에 가깝다 하는 것은 도는 형체가 없고 물은 형체가 있기 때문이다.

지극한 경지의 도를 체득한 사람이 높은 지위에 오를 능력이 있으면서도 지위를 추구하지 않는 것은 세속 지위에 대한 욕망이 자신의 천성을 더럽히기 때문이다. 세속 지위란 경쟁에 의해 만들어 지고 경쟁은 천성을 더럽히므로 천성을 보존하는 아래를 지향하는 것이다. 세상이 불화하고 불행한 사회가 계속되는 것은 사람들이 어리석은 욕망에 갇힌 자기를 세우려 고집하며 자기를 확장하고 높이기 위해 다투면서 천도를 이탈하고 불법을 저지르기 때문이다. 산 아래로 내려 갈수록 공간은 넓어지고 땅은 두텁고 기름지어 만물이 왕성하고 산위로 올라갈수록 공간은 좁아지고 땅은 깊이가 없어 척박해지듯이 사람의 정신 또한 위로 향할수록 깊이가 없어지며 경쟁에 의해 마음은 척박해진다. 겸손과 양보는 낮은 곳을 지향하는 물의 덕이고 검소는 비움을 추구하는 한울의 덕이다.

법이란 무엇인가? 水+去=法이다. 물처럼 아래를 향해 가야 하는 것이 법이다. 모든 열매는 땅 아래로 내려와야 생명을 얻고 물은 낮은 곳을 향해 흐르기 때문에 대 통합의 바다를 이룬다. 낮춤은 소통과 만남의 길이다. 바다는 낮은데 있기 때문에 모든 계곡의 물이 만나 교통하고 화해하며 하나가 될 수 있다. 법은 물과 같아 아래로 낮은 사람들을 향해 흘러가야 법일 수 있다. 사람에게 가장 크고(一+人=大) 중요한 것은 인류가 하나로 되는 통합이며, 낮은 곳을 지향해야 만이 화해와 통합을 이룰 수 있다. (川+頁=順) 물이 아래로 흐르듯 머리를 아래로 두르고 가는 것이 순리 (順理)이다. 인류의 화해와 통합의 바다를 이루기 위해 낮은 자 중심의 사회를 만드는 것이 인류가 가야할 길이고 법의 지향점이며 정의의 목표이다. 
 
한 부장 검사가 부하검사를 괴롭혀 평검사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한다. 법조문은 알되 법의 정신을 모르는 법의 정신을 배신한 자격 없는 검사이다. 아래로 가는 세상을 지향하는 것이 법의 정신이고 약자를 못 살게 괴롭히는 사람을 기소하는 것은 검사의 역할이다. 가해 검사는 스스로를 기소해야한다. 법을 다루는 사람은 감정을 버리고 마음을 비워야 한다. 감정은 공정한 눈, 올바른 판단력을 가리는 구름이다. 법에는 자연법과 실정법이 있고 자연법은 자연의 질서를 유지하는 천리의 법칙을 의미하며 실정법은 자연법을 전범으로 세상의 질서를 구축하기 위해 인간이 만든 법이나 인간의 욕망에 오염되어 사회의 기득권을 장악한 강자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고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형되어 버렸다. 오늘날 실정법은 힘이 없는 약자들의 천부의 권리를 실정법의 이름으로 징벌함으로서 법의 이름으로 법의 정신을 죽이고 있다.

검찰은 검사동일체를 추구하며 이를 위해 상명하복을 기강으로 삼는다 한다. 검사동일체가 법의 정신에 부합하려면 검사들이 인간의 감정이 아닌 신의 이성으로 사물을 봐야한다. 검사 동일체와 상명하복의 약점은 만약 최고 지휘자가 인간의 약점인 이해득실을 염두에 두고 호오애증의 감정을 가지고 사건에 임한다면 법의 정신을 배신하게 되고 지휘자의 배신은 검찰 조직을 부정한 권력의 하수인으로 만들어 수하검사 전체가 법의 정신을 배신하게 된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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