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복 선생, 율려상조법 습득한 ‘시조' 산 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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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복 선생, 율려상조법 습득한 ‘시조' 산 증인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6.07.2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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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복 선생의 가르침을 받고 있는 시조 수강생들.

 

“순창에 사람들이 와서 앉아야 대회를 시작할 수 있다. 참가자가 많아서 상을 많이 받는 점도 있겠지만 운율이 정확해야 한다. 순창 사람들이 부르는 시조는 그게 된다.”
군내ㆍ외 여러 행사에서 내빈을 소개할 때는 누가 참석했는지 적힌 종이를 보고 소개하곤 한다. 그런데 예외가 한 곳 있었으니 최근 군에서 열린 시조경창대회에서다. 내빈소개를 맡은 류재복(사단법인 대한시조협회 순창군지회장) 선생은 80세가 넘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객석 사이사이로 앉아있는 전국에서 온 사람들을 일일이 알아보고 소개했다. 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고 누군가 “타고난 거다. 연습해서 하라고 해도 나는 못 한다”고 말했다. 그를 통해 소개받은 사람들은 영광이라고 했다. 시조에 있어 그는 전국적인 인물이다.

 

시조협회 ‘류재복’ 선생의 전국 소문난 ‘시조 사랑’
일주일 6회 강습, 절대음감으로 ‘정확하게’ 가르쳐
복식호흡ㆍ두뇌운동에 효과 … 시조로 소통해 좋아

류재복 선생은 일주일에 여섯 번 강습을 한다. 월요일에는 팔덕면, 화요일에는 결혼이주여성, 수요일은 원로반을 강습하고 목요일에는 기초반, 금요일에는 금과면에서 강습한다. 일요일에는 오후 2시~6시에 직장인을 대상으로 강습을 하고 토요일에만 쉰다. 그의 지도를 받는 강습생은 대략 100명을 훌쩍 넘긴다. 시조협회 군지부장을 맡은 그는 토요일에 대회를 여는 곳이 많아 일주일 내내 쉬는 날이 없는 실정이다.
군내 시조 강습생의 수준은 생각보다 매우 높다. 기자가 찾아간 때는 기초반 강습이 한창이었다. 기초반에는 18명의 수강생이 있는데 이 가운데 3명이 가장 높은 수준인 대상부를 나온 사람이다. 이한곤(82)씨는 “내가 기초반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데 4학년짜리 명창을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류 선생은 “이들이 조교역할을 해주고 있다. 기초반 수강생에게 여러 조언을 해준 것이 쌓이면 다음 단계에서 시조를 배울 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시조협회 회원들은 여러 대회에서 상을 받고 이구동성으로 “류 선생님의 가르침이 컸다”고 말하곤 했다. 한 회원은 “선생님이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다. 미세하게 틀린 것도 짚어서 바로잡아 주시기 때문에 전국 1등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류재복 선생은 교사로 재직하던 지난 1960년대 중반 시조를 처음 접했다가 1년 만에 중단했다. 그리고 정년퇴직한 후 2003년에 다시 시작했다. 그는 광주에 살던 이상술(작고) 명인과 전주에 사는 오종수(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4호)명창으로부터 시조를 사사받았다. 이 때 율려상조법을 습득한 그는 시조를 체계적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류 선생이 말하는 시조의 장점은 느림의 의미를 배워가는 것이다. 그는 “젊은이는 빠른 것을 좋아하지만 시조에는 느림의 아름다움이 있다. 시조를 하면 복식호흡과 단전호흡을 배워 건강에 도움이 되고 머리를 쓰고 암기를 하면서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게다가 여러 사람이 나와서 함께 부르고 얘기하니 더불어 사는 맛도 있다”며 “시조를 배우고 전국경연대회에 참가하다보면 목표의식이 생긴다. 상을 받으면 더 높은 수준에 오르고자 하는 의욕이 생긴다. 이것이 삶의 활력소로 연결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리고 순창시조의 특징에 대해서는 “어느 시조대회를 가면 부르고 싶은 사담이 있다. 욕심나기도 하지만 순창은 절제를 한다. 그것이 미덕”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습자리에는 광주에서 온 사람도 두 명이 있었다. 그들은 시조를 통해 교류하고 운동하며 은퇴 후 생활을 하고 있다. 강습에는 때마침 각종 시조대회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는 박해숙 선생이 방문해 행궁전 시범창을 했다. 그는 “류 선생님이 앉아 있으면 그 자체로 대회가 빛난다. 시조로 교류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시조는 수준별로 평시조(쉬움), 사설시조, 남창지름시조, 여창지름시조, 우시조, 각시조, 역음지름시조(가장 어려움)가 있다. 대회에서 사용하는 수준별 구분은 평시조, 갑부, 특부, 명인부, 명창부, 국창부, 대상부로 나뉘는데 순창군 시조협회가 배출한 대상부는 2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음계가 정확해야 대회에서 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류 선생의 지도방법이 전국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얘기다. 수강생들은 “선생이 강습하고 돌아다니려면 여비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회원들에게 일절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 사비를 털어가면서 열정적으로 임하니 당연히 따라가지 않겠나. 후배 사랑이 대단한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류재복 선생은 적성초등학교장을 끝으로 교단에서 은퇴했다. 하지만 제자를 양성하는 일은 팔순이 넘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시조의 힘일까? 그의 강습은 온화하면서 활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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