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온도가 더 높은 건 나라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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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온도가 더 높은 건 나라 탓?
  • 이담비 기자
  • 승인 2016.08.2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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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의 문턱을 넘어선지 2주가 지나고 모기도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도 지났다. 하지만 기상청에서는 좀처럼 물러날 줄 모르는 폭염 때문에 당분간 무더위가 계속될 예정이라고 말한다.
올해 8월은 역대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1994년보다 더욱 뜨거웠다고 한다. 여론 역시 폭염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잠도 제대로 잘 수 없는 무더위 속에서 제발 누진제 걱정 없이 에어컨 좀 마음 편하게 켜보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역대 최고의 폭염 속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준의 가정용 전기료가 무서워 국민들이 오직 인내심만으로 버티고 있다. 에어컨 판매량은 급증하고 있다는데 각 집안의 에어컨은 그저 값비싼 장식품일 뿐이다.
누진제 개편은 없을 것이라던 정부와 한전은 여론이 들끓기 시작하자 여름철 한시적인 전기료 인하방침에 이어 전기요금 체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 작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국민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못하고 있다. 그간 불합리한 전기요금 체제로 과징금 수준의 전기료를 납부해 온 국민들 입장에서는 여론에 등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전기요금 체계 재검토에 착수한 모습이 곱게 보이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연일 틀린 기상예보를 내놓고 있는 기상청도 여론을 뜨겁게 하는데 한 몫 한다. 기상청은 날씨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국가기관으로서 전기요금 폭탄이 무서워 에어컨을 켜지도 못한 채 무더위와 씨름하고 있는 국민들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정확하고 책임질 수 있는 기상예보를 내놓아야 한다. 11일에서 14일 절정에 달한 뒤 누그러질 것이라던 기상청의 예보를 비웃기라도 하듯 폭염은 계속되고 있다. 가뜩이나 무더운 날씨에 그 보다 짜증스러운 엉터리 기상예보를 매일 지켜봐야 하는 국민들을 더욱 화나게 한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한 해마다 여름이면 이런 짜증스러운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최근 대통령과 새누리당 대표가 청와대 회동에서 세계 3대 진미로 꼽히는 송로버섯, 캐비어와 함께 바닷가재, 샥스핀 등을 곁들인 식사를 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여론은 절정에 달했다.
절정에 이른 더위에도 전기요금 걱정에 에어컨 전원 버튼 누르기를 망설이고 또 망설이는 국민들과 반대로 고위층 정치인들이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서 구경조차하기 힘든 초호화 음식들을 한 끼에 즐기는 모습이 시원하게 박탈감을 안겨줬다.
또 폭염에도 대통령의 옷차림은 항상 긴 팔이었다. 보기에도 두터워 보이는 겉옷을 입은 대통령은 무더위에도 더운 기색 없이 긴 팔 외투차림으로 일정을 소화하고는 했다.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살기 힘든 곳으로 비하하는 신조어 확산 행태가 잘못된 풍조라며 일침 했다. 하지만 이를 꾸짖기에 앞서 그런 신조어가 왜 퍼지게 됐는지를 먼저 고민했어야 하지 않을까.
어찌됐든 당장은 이 지긋지긋한 더위를 나는 게 우선인 것 같다. 제발 시원한 에어컨 바람 마음껏 쐬어 보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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