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서연구회가 읽은 책「맑은 하늘,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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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서연구회가 읽은 책「맑은 하늘, 이제 그만」
  • 최진하 회원
  • 승인 2016.09.0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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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욱재 글, 그림

여덟 살 ‘다리안’의 눈물, 이제 그만!

이번 여름은 유난히 뜨겁고 더웠다. 우리나라의 자랑, 사계절은 어디로 사라지고 있는 걸까. 갈수록 여름과 겨울만 있을 거라는 말이 실감나는 폭염을 보냈다.
이렇게 더운 여름, 계곡으로 떠나는 휴가가 없었다면 더 힘든 시간이었을 것이다. 지리산 깨끗한 계곡에서 시원한 휴가를 보내고, 아쉬운 마음에 또 한 번 곡성 청계 계곡을 갔다. 점점 많아지는 사람들. 하물며 분명 ‘취사금지’ 푯말이 곳곳에 있는데도 누구랄 것도 없이 취사를 해대는 사람들 탓에 맑은 공기, 깨끗한 물은 느껴보지도 못하고 불쾌하게 돌아왔다. 나오는 길에 매표소에 ‘꼭 건의를 하고 가야지’하고 마음먹었으나, 그냥 와버린 걸 내내 후회했다.
다리안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그때의 일이 다시금 떠오른다. 콸콸 나오는 수돗물로 혼자 양치질을 잘하는 여덟 살 주인공 맑음이. 역시 콸콸 나오는 수돗물로 엄마는 거품을 잔뜩 내어 설거지 하는 걸 좋아하고, 아빠는 비가 오는 날에도 자동차를 세차하며 흐뭇해한다.
한편, 학교 대신 마실 물을 뜨러 웅덩이까지 3시간 넘게 걸어가는 반대편 아프리카 수단에 사는 여덟 살 다리안. 더러운 웅덩이의 물을 떠가기 위해 다른 마을 아이들과 싸움을 해야 하고, 뙤약볕에 쓰러지지 않기 위해 기린이나 코끼리의 오줌으로 씻어 열을 식혀야 하며, 오염된 물을 먹어 걸린 병으로 가족이나 친구를 잃어야 하는 곳에서 살아가는 아이가 있다.
맑음이는 정신이 번뜩해진다. 얼른 싱크대로 달려가 수도꼭지를 잠그고, 빗물을 받기 시작한다. 그리고 바란다. 맑은 하늘, 이제 그만 … 아프리카의 물 부족…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쓰레기와 오물이 차있는 웅덩이, 통에 담긴 오염된 누런 물, 기린의 오줌으로 머리를 감는 오빠의 모습과 보기만 해도 갈증이 나는 쩍쩍 갈라진 땅을 그린 작가의 서정적인 수채화 풍 그림기법은 더욱 현실감 있게 마음을 아프게 한다.
지구 오염으로 인한 물 부족은 아프리카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에서 1993년 물 부족 나라로 분류되었고, 갈수록 물 사정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매년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 이다. 수질오염이 심해지고 마실 물이 부족해지자 국제연합(UN)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
물을 물 쓰듯 할 수 있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 식상하게 들리겠지만 생활 속에서 물을 절약하는 것이 작지만 미래를 위한 정말 중요한 습관이다.
이 책은 환경 문제를 담은 그림책으로 ‘그림책은 아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른이 함께 보는 책’이라는 말에 딱 맞는 책이다. 수많은 다리안들이 지금 지구 반대편에서 책속 이야기처럼 살아가고 있다. 내 아이가, 그 아이의 아이가 언젠가는 또 다른 다리안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프고 두려운 이야기를 피하기보다는 자꾸 마주하고 일깨워야 작은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오늘 저녁 설거지는 설거지통을 이용해야겠다. 흐르는 물을 사용하는 1/5 양 정도면 설거지가 가능하다고 한다. 또 샤워시간을 1분만 줄여봐야겠다. 샤워시간을 1분만 줄여도 12리터(ℓ) 아낄 수 있다.
작은 다짐을 해본다. 나는 대단한 일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최선으로 다리안의 눈물을 멈추게 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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