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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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 같아라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6.09.07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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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기다리는 어르신 행복한 추석, 가득 차오른 보름달처럼 행운 가득

 

▲추석장을 보러 나온 어르신들이 지난 6일 순창읍 장날, 양손에 짐을 가득 든 채 줄지어 버스에 오르고 있다. 몸은 힘들지만 멀리서 올 자식들을 생각하면 이 고생도 즐겁다.

민족 대명절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 6일 순창읍 재래시장에는 추석을 맞으려고 양손 가득 명절 용품을 구입해 버스를 기다리는 어르신들로 붐볐다. 짊어진 보따리가 무거워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버스를 기다리다가 막상 버스가 오면 마음처럼 몸을 일으킬 수 없어 한참 터덕거린다. 뒷사람에게 미안하고 운전기사 양반 눈치 볼라 그나마 둔한 몸이 더욱 불편하다. 몸은 힘들지만 멀리서 올 아들 딸 손자 손녀 생각하면 이 고생마저 즐겁다.
힘들게 가꾼 곡식과 과일을 수확하고 온 가족, 온 마을사람이 모여 기쁘고 행복한 한가위를 보내야 할 텐데 떨어지는 쌀값에 농민들 한숨은 늘어만 간다. “탄수화물이 비만의 주범이고 쌀은 탄수화물 범벅”이라며 쌀밥을 멀리하는 요즘 도시 젊은이가 원망스럽다가 그 젊은이가 내 손녀 손자라는 생각에 덧없이 안타깝다.
추석을 앞둔 지난 몇 주간동안 대처로 나가 사는 아들ㆍ딸들이 찾아와, 조상님들 묘지 벌초하는 모습 보며 웃음이 절로 났다. 땡 볕 속에서 날카로운 예초기 소리 울리며 예초기에 허리 잘린 풀, 갈퀴로 긁어모으며 구슬땀 뻘뻘 흘리던 모습이 대견하다. 오랜만의 노동에 끊어질 듯 뻐근한 허리 펴며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자손들 대대손손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아들을 보며 한없이 행복하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봄에 곡식 뿌려 삼복더위를 이겨내고 이제 추수만 남았다. 삶이 이처럼 단순한 것은 아니지만 며칠 남은 올 한가위만큼은 모든 걱정 모두 잊고 차오른 보름달을 바라보며 온 가족이 둘러앉아 하늘높이 행복한 웃음만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더불어 내 주변에 나보다 힘든 이웃은 없는지 둘러보는 따스한 마음 잃지 않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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