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콩’ 없어 가동 못해…올 농사 끝나야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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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 콩’ 없어 가동 못해…올 농사 끝나야 가능
  • 우기철 기자
  • 승인 2011.01.1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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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가동 못한 책임 누가 져야 하나?

▲ 정상운영돼도 해썹메주공장은 순창콩을 사용한 메주생산은 올 연말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장류산업특구 내 해썹(HACCP) 메주공장이 사전 계획이나 준비 없이 운영하려 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해 6월에 완공된 장류특구 메주공장이 순창 콩을 사용해 메주를 생산하려면 올 11월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군이 당초 메주공장을 건축하면서 순창 콩을 사용하여 민속마을내 전통장류 제조업체에 위생메주를 공급한다는 계획과 약속도 올해 11월까지는 지킬 수 없는 형편이다.

메주공장이 당초 계획대로 운영되려면 군은 지난해 메주공장에서 원료로 사용 될 순창 콩을 농협이나 농가를 통해 구입해야 했다. 이는 군이 전통장류업체를 살리는 계획을 추진해 성과를 거뒀다고 홍보는 했으나 실제로는 순창 콩으로 메주를 만들 생각이 없었다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 더구나 2011년도 순창 콩의 생산 및 수매 계획물량도 지난 5일까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메주공장의 운영주체를 정하지 못한 것이 이러한 실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 중순경에나 순창 콩을 사용한 메주 생산이 가능하다는 지적은 지역 농협내 순창군연합사업단(장류원료농산물계약재배사업단)의 계약재배 일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계약재배 일정을 보면 농협은 3월초부터 5월말까지 농가와 재배 계약을 한다. 농가들은 6월 20일경 콩을 심고 10월초부터 중순까지 수확을 한 후 선별한다. 농협사업단에서는 이 콩을 11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수매하여 민속마을 업체들에게 공급한다. 이 일정은 군 주도로 지난해 9월말 설립한 순창장류(주)의 순창 콩 구입 일정과 별반 다르지 않다.

장류식품사업소 메주공장 관계자는 “2010년에 순창장류(주)가 출범 한 후 콩 200톤을 구입하려했지만 구입할 수 없었다. 작년에는 작황이 안 좋은데다 농협 계약재배단가가 1킬로그램(kg)당 3500원인데 시중 가격은 6000원 대로 형성돼 계약재배 수매 물량이 저조했다. 콩을 시중가인 6000원에 매입할 의사도 있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은 일부 계약재배 농가가 값이 비싼 외부로 콩을 판매해 구입하지 못했다. 평소에는 콩이 남아돌았다. 올해에는 농협에 위탁해 순창 콩 400톤을 구입 할 예정인데 순창장류(주) 이사회에서 결정이 돼야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런 해명은 군 전체 콩 재배 농가수와 생산량을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순창 콩 생산량은 2009년도에는 867톤 이었는데 2010년에는 672톤이었다. 작황이 좋지 않았던 게 원인이다. 하지만 군내 콩 재배 전체 농가 수는 817농가인데 계약재배 농가 수는 207농가고 계약재배량은 250톤에 불과하다. 따라서 2010년도 순창 콩을 구입 할 의사가 있었다면 농협과 계약재배를 하지 않은 600농가 등을 통해서라도 별도로 콩을 구입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군은 지난해 6월 메주공장을 준공해 놓고 순창 콩 500톤을 사용, 메주를 만들어 군내 업체들에 공급한다는 계획을 밝혀 농민들의 마음을 끌어들이려 했다. 하지만 이는 ‘숫자놀음’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군내 콩 생산량이 2009년 기준 867톤이고 기존의 전통장류 제조업체에 공급하는 계약재배물량은 205톤, 메주공장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경우를 예상해 콩 500톤을 농가와 추가로 계약재배를 한다 해도 그 효과는 500톤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치상으로 보면 메주공장에 필요한 500톤에 기존 민속마을 전통장류업체에 공급되는 계약재배물량(2009년도 205톤, 2010년 250톤)이 더해지면 700여톤이 된다. 하지만 전통장류업체에 메주공장에서 만든 메주가 전량 공급된다고 가정하면 기존 전통장류업체가 사용했던 메주 제조용인 물량은 줄어들고 청국장용 등에 필요한 콩만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읍내에 사는 김모씨는 “180억원을 투자해 메주공장을 지어놓고 원료인 콩도 구입하지 않았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처음부터 메주공장 운영에는 생각도 자신도 없었던 것 아니냐? 더구나 실제 메주공장이 운영된다해도 전통업체들은 위생메주를 선호하지 않는다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군은 예산을 가져올 명분에 전통식품을 이용했을 뿐 실제로는 대상이나 사조, 씨제이(CJ) 등 대형 장류제조회사에게 거져 운영하게 하고 소위 지역경제 활성화니 고용창출이니 선전에만 몰두할 것 같다”며 “혈세로 지은 공장이 장기적으로 지역 주민에게 어떤 이익이나 손해를 끼칠 것인지 심각하게 검토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비난과 주문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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