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24)/ “팥소 가득 붕어빵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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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24)/ “팥소 가득 붕어빵 주세요”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16.10.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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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앙꼬’ 대신 쓸 수 있는 우리말은 ‘팥소’

며칠 전 붕어빵가게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떤 앙꼬로 드릴까요? 일반 붕어빵도 있고 슈크림도 있습니다.” 어떤 앙꼬? 슈크림 아니면 팥이겠거니 눈치껏 달라고 한 일반 붕어빵인데, 덤까지 얹어 7마리를 넣은 붕어빵 한 봉지. ‘앙꼬’가 어찌됐건 기분 좋은 냄새에 양도 제법 많아 심신에 포만감을 선사한다.  
겉만 그럴듯하고 실속이 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우리말 속담이 ‘속 빈 강정’이다. 하지만 어쩌면 ‘속 빈 강정’보다는 ‘앙꼬 없는 찐빵’을 떠올리는 사람이 더 많을 것 같다.
‘앙꼬’는 일본어에서 온 말이다. ‘앙꼬’ 대신 쓸 수 있는 우리말은 ‘팥소’이다.
워낙 익숙하게 쓰다 보니 우리말사전도 ‘앙꼬’를 ‘떡이나 빵 따위의 속에 들어 있는 팥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받아들여 설명하고 있다.
떡이나 빵 안에 든 팥을 ‘팥소’라 한다. 줄여서 ‘소’라고 해도 된다. ‘소’는 송편이나 만두 따위를 만들 때 맛을 더하기 위해 속에 넣는 여러 가지 재료를 말한다. 붕어빵을 사고팔 때 ‘어떤 앙꼬’는 더더욱 잘못된 표현이다. ‘앙꼬’가 ‘팥소’도 모자라 설상가상 ‘소’까지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은 ‘팥소 없는 찐빵’이라고 하면 조금 낯설다. 그렇다고 팥소가 앙꼬가 될 수는 없다. 자주 쓰다보면 말맛과 글맛이 살아나 앙꼬 대신 팥소가 자연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언어도 습관이다.
그러면 고기, 두부, 김치, 숙주나물 따위를 다진 뒤 양념을 쳐서 한데 버무려 만두 속에 넣는 재료는 우리말로 무엇일까? 흔히 말하는 ‘만두속’이 아니라 ‘만두소’가 바른말이다.
그리고 김치를 담글 때 파ㆍ마늘ㆍ무채ㆍ젓갈 따위를 고춧가루에 버무려 절인 배추나 무에 넣는 재료를 통틀어 ‘김칫소’라 한다. 일상생활 속에서는 ‘양념속’이나 ‘김칫속’으로 많이들 알고 쓴다. 하지만 국어사전에 이런 단어는 없다.
참고로 음식의 모양과 빛깔을 돋보이게 하고 맛을 더하기 위해 음식 위에 얹거나 뿌리는 것을 통틀어 이르는 말은 무엇일까? 이 경우에는 ‘고명’이라고 한다. ‘국수나 떡국에 고명을 얹었다’ 따위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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